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피치사(社)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A)나 올렸다. 외환위기 이전의 'AA-'에 비해서는 두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3월말 무디스가 매긴 등급(A3)보다는 한 단계나 높다.
S&P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재의 'BBB+'에서 조만간 'A'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실질적으로 A등급 국가로 평가를 받게 됐다.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더불어 국제금융사회가 한국경제의 안정기조를 공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낭보(朗報)가 아닐 수 없다. 월드컵 4강 신화로 떠오른 한국의 이미지가 이번에는 경제적으로도 업 그레이드 되게 된 셈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후 국가 신용등급이 한때 '투자 부적격'상태인 'B-'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 이 때 국제금융계는 한국의 국채를 '정크 본드,(쓰레기)수준으로 평가했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하늘과 땅차이나 마찬가지다.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와 남미국가 가운데 신용등급이 'A'로 회복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말레이지아나 태국은 아직도 '투자 적격' 등급에 턱걸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 우리와 경제대국 일본과는 3단계 차이에 불과하다. 한국의 경제여건이 그만큼 탄탄하고 실물경제의 흐름도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국가 신용등급이 올라감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와 우량기업들도 덩달아 등급이 상향조정 될 전망이다. 재경부는 국가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오를 경우 외채 이자부담만도 연간 5억달러 정도가 절감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에 등급이 두 단계나 상향조정되면서 이자 절감효과는 연간 10억달러로 계상되고 있다.
외국에서 자금을 들여 오는 기업들에는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이 풍부해 지면 투자도 활성화되고 고용의 기회도 확대된다.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얻는 직접효과외에도 간접효과도 적지 않다.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속의 한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다.
국가 신용등급은 경제적인 여건뿐만 아니라 정치나 사회적인 환경도 감안, 결정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는 후진국 수준을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오르는데 정치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실로 오랜만에 하나가 돼 세계에 한국ㆍ한국인의 저력을 과시했다.
우리도 놀랐지만 세계는 더 놀랐다. 월드컵과 함께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정치가 경제위에 군림, 신용등급을 끌어내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정치불안으로 경제가 파탄 나는 실례를 우리는 남미에서 실컷 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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