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종 환치기] 100억대 불법유통 230여명 적발

국내은행에 미국 시민권자 명의의 원화 계좌를 개설해 불법으로 외화를 송금하는 등 이른바 「환치기」수법으로 100억원 상당을 불법유출한 기업사장·병원장·신용금고지점장 등 부유층 인사들과 브로커등 230여명이 검찰에 적발됐다.서울지검 외사부(강충식·姜忠植부장검사)는 23일 S제관㈜ 대표 한우석(韓宇晳·41), S상호신용금고 지점장 김용하(金龍夏·42), 브로커 이정옥(李貞玉·33·여)씨등 6명을 외국환관리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병원장 趙모(64)씨등 19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4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또 외화 송금액이 5,000만원미만인 200여명의 명단을 세무당국에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李씨등 구속된 브로커 3명은 지난 95년부터 미국의 송금알선업자들과 짜고 국내 시중은행에 환치기 계좌를 운영하면서 韓씨에게 1억3,500만원을 송금하는 등 7~11억원씩 유출하고 송금액의 3∼5%를 수수료로 챙긴 혐의다. 韓씨는 지난해 1월 미국 체류중 한국에 있는 아내를 시켜 송금받은 돈으로 미국라스베가스 MGM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 도박으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용금고 지점장 金씨는 지난 8월 80억원의 부도를 내고 미국으로 도피한 조모씨에게 1억원의 도피 자금을, 김영환(金榮煥·37·사업)씨는 지난 6월 만화영화 공급업체인 에노키 필름과 「몽키매직」 독점수입 판매권을 계약하면서 탈세목적으로 2억600만원을 각각 환치기 수법으로 송금한 혐의다. 조사결과 미국의 송금 알선업자들은 환치기사범 단속으로 국내 브로커들이 잇따라 검거되자 한국인 브로커를 이용하지 않고 미국 시민권자를 직접 국내로 보내 위조된 여권을 이용, 비거주자 원화계정을 개설한 뒤 지점장 金씨등 송금의뢰자들로부터 돈을 입금받아 미국이나 국내에서 폰뱅킹을 통해 출금하는 새로운 수법을 쓴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민·보람·한일·산업·외환은행등 5개 은행에 미국 시민권자 權모씨등 7명 명의로 개설된 8개의 환치기 계좌를 통해 신용금고 지점장 金씨등 2백여명이 송금한 80억원 상당의 외화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미국 수사당국과 공조, 국내에 들어와 가명으로 비거주자 원화계정을 개설한 미국의 송금알선 브로커들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수사 관계자는 『불법 송금한 돈은 도박·도피자금이나 호화사치 여행 경비, 친인척 생활비 등으로 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음성적인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환 치기 사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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