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불만을 제기했지만 월간 증가액은 오히려 더 커져 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10월 말 현재 외화보유액이 3,432억3,000만달러로, 한달전보다 63억달러 늘었다고 5일 밝혔다.
종전 사상 최대치인 3,369억2,000만달러를 한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4월 3,288억달러에서 6월 3,264억4,000만달러까지 뒷걸음치다가 7월부터 다시 불어나는 추세다.
10월 월간 증가액은 2011년 10월(75억9,000만달러)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고원홍 한은 국제총괄팀 차장은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함께 유로화 등의 강세로 기타통화 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이 3천107억5,000만달러(90.5%)로 전월보다 5억1,000만달러 준 반면 예치금은 216억6,000만달러(6.3%)로 68억1,000만달러가 늘었다.
이어 금이 47억9,000만달러(1.4%)를 차지했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34억9,000만달러(1.0%), IMF포지션 25억3,000만달러(0.7%) 등으로 구성됐다.
9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화보유액 규모는 전월과 같은 세계 7위다.
1위는 중국(3조6,627억달러)으로 전월보다 1,096억달러 늘었고 일본(1조2,734억달러), 스위스(5,300억달러), 러시아(5,226억달러), 대만(4,126억달러), 브라질(3,687억달러) 등 순이다.
고 차장은 “양적완화 결정이 늦춰지면서 신흥국 등으로 외국 자본이 대거 흘러들어가 외환보유액 상위 10위권 국가는 홍콩을 빼고는 모두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경제·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원화가 저평가됐다며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기존의 환율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