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영화 개봉시기 쏠림현상 심화

명절·휴가철등 특정기간만 선호… 이달엔 5편 불과<br>"성수기엔 제살깎기 경쟁, 비수기땐 불황 부채질"

일부 성수기 기간에만 맞춰서 경쟁적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개봉 시기 쏠림 현상이 한국 영화계의 불황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영화계가 명절, 휴가 등이 끼어있는 특정 기간에만 영화를 경쟁적으로 개봉하고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기간은 개봉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이는 호황기에는 한국 영화들간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비수기 기간에는 한국 영화 전체 불황의 원인으로 연결돼 영화계 전체의 체력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대표적 비수기로 꼽히는 최근 3월의 경우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이달 한달 동안 한국영화 개봉작은 불과 5편. 하지만 지난 1일 개봉한 '좋지 아니한가'와 14일과 22일 개봉하는 '쏜다', '수' 3편 외에 '이장과 군수', '뷰티풀 선데이' 2편은 오는 29일이 개봉일이라 3월을 타켓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3월 한달 동안 사실상 단 3편의 영화로 할리우드에 맞서야 하는 것. 이는 지난 추석과 12월 영화계의 모습과 극명히 대비된다. 추석이 끼어 있었던 지난해 9월 한국 영화는 단 3주라는 짧은 기간동안 '타짜', '거룩한 계보', '라디오 스타', '잘 살아 보세', '구미호 가족' 등 10편의 영화를 개봉했다. 짧은 기간, 한정된 스크린에 많은 영화들이 몰리다 보니 결국 한국영화들간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결국 김정은, 이범수라는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를 투입한 '잘 살아 보세', 한국 최초의 본격 뮤지컬 영화를 표방한 '구미호 가족'등은 한국 영화간 경쟁에서 밀려 일찌 간판을 내렸다. 이는 '미녀는 괴로워',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중천' 등이 한꺼번에 경쟁했던 지난해 12월도 마찬가지. 한국영화들간 경쟁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 흥행이 예상됐던 '올드 미스 다이어리' 등의 영화가 스크린을 잡지 못해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 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들이 5월부터 순차적으로 개봉해 맞대결을 피하는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들은 5월 '미션 임파서블3' '다빈치 코드', 6월 '엑스맨: 최후의 전쟁', '수퍼맨 리턴즈', 7월 '캐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등 순차적으로 개봉, 많은 관객을 쓸어갔다. 이런 개봉 시기 쏠림 현상에 대해 영화계는 "성수기에 영화가 몰리는 것은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경우 정도가 심한 것이 문제"라는 반응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영화라면 성수기에 개봉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작은 아이디어 위주의 영화는 비수기 틈새시장을 노릴 필요가 있다"며 "순 제작비 9억원으로 4월 비수기에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달콤 살벌한 연인'의 예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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