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에 집중돼 있는 한국의 연금제도를 기업연금 중심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기업연금 도입의 의무화와 세제혜택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얀 나이센 ING생명 연금부문 그룹총괄 사장은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 한국에서 연금 시스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연금ㆍ기업연금ㆍ개인연금 등 세 가지 부문이 균형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경우 퇴직자들이 받는 연금 중 국민연금이 50%, 기업연금이 40%, 개인연금이 10%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 세 부문이 균형적 발전을 하는 연금 시스템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올레타 씨우렐 글로벌 펜션부문 대표는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고령화 현상에 따라 연금개혁은 필수적”이라며 “특히 연금제도의 개혁은 가입의 의무화(강제성)와 세제혜택이 뒤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올레타 대표는 칠레와 폴란드의 연금개혁을 성공사례로 들었다.
칠레는 25년 전 기업연금제도를 도입해 지금까지 기업연금 부문에서 6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축적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연금 지급과 자본시장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또 폴란드의 경우 지난 99년에 연금제도 개혁을 시도했는데 3,800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연금이 성장했다.
비올레타 대표는 “칠레와 폴란드는 기업연금의 가입 의무화(강제성)와 세제혜택으로 연금개혁이 성공했다”며 “그러나 일본은 기업연금을 도입했으나 가입 의무화와 세제혜택을 도입하지 않아 연금기금이 축적되지 못하고 안정적인 연금 지급도 못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론 반 오이엔 ING생명 한국 대표는 “이 같은 세계적 사례에 비춰 한국의 연금제도도 기업연금의 강제도입과 세제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며 “퇴직금제도를 기업연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부담을 줄이고, 연금제도의 전반적인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이엔 사장은 “기업연금의 가입 의무화와 세제혜택이 없다면 한국의 연금제도도 실패하기 쉽다”며 “이와 함께 정부와 기업ㆍ노조 등이 모두 기업연금에 대해 이해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