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과학고 가려면 자소서·추천서 잘 챙기세요

고입전형에 성취평가제 도입… 대비 어떻게

내신 만점자 크게 늘어 당락 좌우… 외고, 3학년 내신 상대평가 적용

지원자 줄고 학과별 양극화 예상… 자사고는 면접전형이 키 포인트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미희(가명)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올해 주요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가 처음으로 적용돼 고교 유형별로 입시전략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취평가제란 주요 고등학교 입학에 적용되는 내신성적을 기존의 상대평가 방식 대신 절대평가 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외국어고나 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입시에 전년과 다른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올해 고교 입시는 성취평가제가 적용되는 첫해인 만큼 고교 유형별로 달라진 입시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교 유형별로 성취평가제의 반영 정도가 서로 달라 변화된 내용을 잘 숙지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고, 자기소개서 비중 커질 듯= 과학고는 내년도 신입생 선발 전형부터 수학과 과학 교과성적 평가에 절대평가 방식인 성취평가제를 처음으로 적용한다. 1단계 서류전형과 2단계 면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전년과 같지만, 1단계인 서류전형에서 수학과 과학성적 평가시 기존의 석차백분율을 적용한 상대평가(9등급제) 대신에 절대평가(성취평가제)로 성적을 반영하는 것이다. 석차백분율을 적용하던 지난해의 경우 수학·과학 교과성적이 최상위권이어야 과학고에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2· 3학년 수학·과학 교과성적이 A라면 교과성적이 모두 만점 처리되기 때문에 올해는 만점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학과 과학 교과성적이 비교적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며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종과학고와 한성과학고의 경우 지난해 경쟁률이 각각 3.47대1, 3.45대1이었지만 올해 4대1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내신 동점자가 늘어나면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자기소개서 중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자기주도학습 과정과 과학적 탐구활동 부분인데 분량은 세종과학고 2,000자, 한성과학고 1,000자 내외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과학 교과의 어려웠던 단원이나 흥미를 가졌던 탐구활동에 대해 목표 설정과 계획, 학습 수행과정, 결과·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하므로 더욱 충실한 준비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추천서의 경우 지난해에는 담임교사와 수학·과학 담당교사 각 1명씩 총 3명의 추천서를 요구했으나 올해는 수학·과학 교과 중 1명의 교사에게 받으면 되는 것으로 줄었다. 이밖에 자기소개서에 인증점수, 수상실적, 부모의 지위 등을 기재할 경우 최하등급으로 처리되고 이는 불합격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외고·국제고는 학년별 평가방식 차이에 유의= 외국어고와 국제고의 경우 성취평가제 적용 대상을 중학교 2학년 영어 내신에만 국한할 계획이다. 중학교 2·3학년의 영어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것은 지난해와 같지만 중학교 2학년 영어 내신성적은 절대평가(성취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중3 성적은 기존의 상대평가(석차등급)로 반영한다. 3학년 성적을 석차등급제로 남겨둠에 따라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수 있다. 2학년 경우 내신 최고 등급을 받는 것이 비교적 쉽지만 3학년 성적이 조금이라도 낮아질 경우 합격에 불리하다는 심리가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2학년·3학년 성적은 가중치 없이 학기별로 동일하게 40점씩 총 160점이 배점된다. 하지만 외고·국제고 지원자 대부분이 A 등급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보여 2학년 영어 내신성적이 낮을 경우 배점상 크게 불리해질 수 있다. 석차등급으로 평가하는 중3 영어 성적의 변별력은 그만큼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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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올해 입학 전형에서는 외고의 영어과와 중국어과, 학년 전체를 선발하는 국제고에 성적 우수자들이 몰리고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외고 기타 학과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진학사 관계자는 "합격을 위해 우선 서류전형의 1.5배 이내에 드는 것이 중요하므로 3학년 영어 내신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3학년 영어 내신이 다소 낮더라도 지원율이 낮은 학과에 전략적으로 지원해볼 수 있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1단계에 추려지는 1.5배수 이내 학생은 영어 교과성적의 차이가 크지 않고 동점자가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면접이 합격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면접시 활용되는 자기소개서 글자 수는 1,500자로 줄어 진로계획 등 핵심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합격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2학년 영어성적을 기준으로 3학년 때의 석차등급을 대략 가늠한 뒤 지원학과를 결정, 교내활동에서 연관된 경험을 갖추는 노력 등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1단계 추첨선발로 면접 영향력 커져=자율형 사립고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선발하는 하나고를 제외하고는 1단계 서류전형에서 성적 제한 없이 추첨으로 1.5배수를 선발한다. 추첨으로 1단계를 선발하기 때문에 주요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을 꺼릴 수 있고 중상위권 학생들은 상위권 학생들의 이탈에 따라 고교 내신관리가 수월할 수도 있다는 기대 심리로 지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진학 후 내신관리 등을 위해 하위권 학생들의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올해 서울 지역 지원율은 지난해 1.35대1(하나고 제외)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추첨 선발로 2단계 면접전형은 자사고 입학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지원을 희망하는 자율형사립고의 건학 이념, 특별한 교육활동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내 경험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올해 서울시 고입 전형계획을 보면 성취평가제가 적용되면서 전반적으로 교과성적보다 자기소개서를 통한 면접의 비중이 커졌다"며 "희망진로에 따라 지원학교 유형을 적절하게 선택하고 해당 교과에 대한 학습과 교내 활동을 이어가며 착실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성취평가제=교과목별로 정해진 평가 기준을 '수우미양가'식의 절대평가로 평가하는 방식. 지금까지 고입전형을 위한 내신성적 산출은 석차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상대평가 방식의 백분율을 적용해 사교육과 내신 경쟁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절대평가 방식으로 내신성적 산출 방법이 전환되면 명수와 상관없이 성적이 우수할 경우 모두 최상위의 내신 성적을 획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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