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한미군 감축과 용산기지 이전 부지 규모를 연계하자는 한국측 제의를 최근 거부한 사실이 밝혀져 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제9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미국에서 최근 이뤄진 FOTA 실무협의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규모에 비례해 용산기지 이전 예정지인 평택.오산 지역의 부지도 축소하자'고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측은 지난해 6월 2차 FOTA 회의 당시 주한미군 1만2천명여명을 줄이겠다는의사를 한국측에 전달, 그동안 회의에서 이 부분이 충분히 반영된 만큼 부지문제를재론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지난해 10월 1일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를 공론화시키려다미국의 만류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지 이전부지 협상에 감군문제가 전혀 연계되지 않았다"며 설득을 시도했으나 미국이 끝내 난색을 표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군 소식통은 "최근 미국의 태도에 비춰 지난해 감군문제를 공개하지 말도록 한국측에 요구한 것은 용산기지 이전부지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미군감축 가능성을 지난해 공개했더라면 용산기지 이전 비용과부지 규모를 결정하는 그간 협상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지금보다 훨씬 유리한성과를 거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당초 용산기지가 옮아갈 평택.오산 지역에 부지 500만평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까지 수차례의 협상을 거치면서 300만∼350만평까지 줄이는데 잠정동의한 상태다. 이전비용은 30억∼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FOTA 실무협의팀은 이번 9차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에 필요한 법적 토대인 포괄협정(UA)과 이행합의서(IA)를 작성, 가서명할 계획이나 감군과 부지 연계 문제가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가서명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대체적인 이전부지 규모를 구체적인 수치로 명시할 생각이나 미국이 감군과 부지 연계를 거부한다면 가서명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7일 개원하는 17대 국회에 UA와 IA를 상정하려던 당초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할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