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ㆍ포항ㆍ여천 등 지방 공단의 한파가 길어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울산 지역은 최근 현대자동차의 2차 협력업체인 호성정밀과 T사(자동차 시트커버), D사 등 3곳이 부도 처리됐다. 또 10여개의 2차 협력업체가 휴ㆍ폐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현대차 협력업체의 부도 및 휴ㆍ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 입주업체들은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바스프는 울산시 남구 여천동 화성공장의 부탄디올(BDO) 생산공정 폐쇄로 발생하는 유휴인력 27명에 대한 사실상의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갔다. 동부하이텍의 유화공정 근로자 100여명은 지난달 14일부터 폴리스티렌ㆍ발포폴리스티렌 라인의 가동중단으로 무려 6개월간의 휴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6개월 동안 통상임금만 받는다.
포항의 철강공단 입주업체들은 포스코ㆍ현대제철 등의 추가감산 결정으로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산(각 20만톤, 37만톤, 20만톤)을 결정했고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25만톤, 20만톤, 10만톤 감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ㆍ동부제철 등 지역 철강업계들의 도미노 감산이 이어져 포항철강공단 내 중소 철강업체들이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철강공단 철근업체들은 건설업체들의 수요 급감으로 재고율이 증가하자 지난해 말 잇달아 공장가동을 중단한 바 있어 또다시 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공단인 여천산단은 ‘한파’ 속에서도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천NCC는 지난해 11월19일 제3공장 가동을 중지하며 70%까지 낮췄던 가동률을 2개월 만인 지난 2일부터 100%로 끌어올렸다. LG화학도 90% 수준이던 가동률을 1월 중순부터 풀가동 체제로 전환했다.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도 새해 들어 가동률을 97%로 유지하는 등 산단 내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가동률이 정상화되고 있다.
산업단지공단 여수지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가동률 정상화 조치로 최악의 상황이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공단 전체의 가동률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며 “하지만 완전히 정상화됐다고는 볼 수 없으며 회복 기미를 나타내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