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보안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현재 보안 프로그램은 백신이나 소프트웨어 형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보급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컴퓨터나 단말기에 들어가는 칩에 내장돼 제공될 전망이다. 칩에 탑재되는 보안 프로램은 복제가 어렵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은 보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은 보안 프로그램을 칩에 내장된 형태로 공급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보안업계 2위인 인포섹의 경우 칩 제조업체와 함께 칩 안에 보안 프로그램을 탑재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인포섹은 관련 업체와 비밀유지협약(NDA)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칩 제조 기술이나 네트워크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들이 보안회사 인수를 통해 새로운 보안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인텔은 최근 세계 2위 보안 업체인 맥아피를 76억 달러에 인수해 보안 부문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컴퓨터 칩 제조 기술을 갖춘 인텔이 향후 칩과 보안 프로그램을 연계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맥아피를 인수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인 시스코는 보안업체인 스캔세이프 등을 인수하며 보안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으며 세계 최대 PC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도 보안업체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신수정 인포섹 대표는 “반도체 칩 만드는 회사나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보안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기존 기술과 보안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보안 기술이 성장하면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모바일 보안 부문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보안 제품은 ‘백신’, ‘통합보안소프트웨어’, ‘칩에 내장된 보안프로그램’ 순으로 성능 및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말기에 삽입되는 칩은 복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단말기 칩에 보안프로그램이 내장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보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관련 금융거래 등을 해킹 우려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 향후 이러한 서비스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하지만 단말기 칩에 탑재된 보안 제품이 현실화되기 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단말기에 내장되는 칩은 용량이 제한적인데다 제품 자체를 구동하는데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보안 제품 삽입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보안업체와 칩 제조 업체간 상호 협력이 중요한데 국내의 경우 이러한 협력이 미진한 편이다. 지난달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보안업계 대표간의 간담회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대환 소만사 대표는 “삼성전자와 같은 단말기 제조사와의 소 통 창구가 마련돼야 업그레이드된 보안 프로그램을 내놓을 수 있는데 업체와의 접촉이 쉽 지 않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