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선진국의 길 GQ에 있다] '新3D' 한류 이끌 자본재로 키워야

Digital + DNA + Design = 新3D<br>인터넷·블로그등 통해 한국인 의사표현 활발<br>HP등 글로벌 기업들 한국서 신제품 첫 출시



몇 해 전 연예계 X파일이 파문을 일으켰을 때 일본 언론에서도 이 사실을 보도했다. 대다수 언론이 간략하게 전했으나 모 일본 언론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욘사마’에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그러자 일본 욘사마 팬들 중 상당수가 해당 언론사와의 단절을 선언했다. 한류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한 사건이었다. 한류에 대해 우리 내부의 부정적 시각도 적지않지만 지난 1977년 ‘사랑이 뭐길래’라는 TV 드라마부터 시작된 한류는 현재 영화ㆍ게임ㆍ정보기술(IT)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 중국 포털사이트에 ‘한류’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휴대폰 한류, 바둑 한류, 자동차 한류 등의 용어가 눈에 띌 정도다. 이 같은 한류는 미래산업의 화두로 등장한 이른바 ‘신3D(Digital, DNA, Design)’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즉 한류를 미래산업의 경쟁력 도구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화섭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한류의 확대와 신3D’ 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선 IT 한류로 대변되는 우리의 디지털 기술과 문화는 전세계 기업들이 한국에 신제품을 출시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제품이 나오면 블로그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제품에 대한 의사표시 및 의견교환이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이는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흉내내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4년 굴지의 다국적 기업인 HP사는 유비쿼터스 프린터 신제품을 한국에서 처음 출시했다. 소니도 72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를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선보이는 등 전세계 IT 업계에는 ‘한국에서 제품을 인정 받으면 세계시장에서도 성공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IT 한류가 확대될수록 디지털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류의 원조인 TV 드라마도 간섭하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DNA에서 비롯됐다. 한 예로 국내 TV 드라마는 대부분 방영 도중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한다. 이런 현상은 참견하기 좋아하는 DNA에 기인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생산현장에 직접 반영돼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한류와 디자인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대중문화가 디자인 발전을 주도하는데 한류가 성숙할수록 우리 디자인 기술도 덩달아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 아울러 한발 더 나아가 디자인 자체를 한류로 만들어나가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한류가 중국뿐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이렇게 관심을 끌지는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다”며 “인터넷을 통한 피드백이 신제품의 테스트 도구로 사용되리라는 것은 당초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류는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자본재 역할을 충분히 한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 및 업계 대응방향의 초점이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만들어내는 데 맞춰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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