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속에서도 계좌당 5억원이 넘는 거액 예금이 지난해말보다 6조원 이상 늘었다.
또 거액예금 가운데 50억원을 초과하는 초거액 계좌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상반기중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계좌당 5억원을 초과하는 거액 저축성 예금은 금액기준으로 179조9천990억원으로 작년말보다 6조1천210억원, 3.5%가 늘었다.
그러나 계좌수는 6만6천좌로 2.2% 감소했는데, 5억원 이상 거액계좌수가 감소한 것은 한은이 산업은행을 포함해 거액예금 계좌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하반기 이후 처음이다.
거액 계좌수가 감소한 것은 기업자유예금이 투신사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대거 빠져나간데 따른 것이며, 계좌당 예금이 증가한 것은 자금사정이 양호한 일부수출대기업들이 여유자금을 은행 정기예금에 예치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5억원을 초과하는 저축성 예금 가운데 50억원을 초과하는 예금은 금액기준으로 55.1%를 차지, 지난해말보다 1.6%포인트 높아졌으며 계좌수 기준으로도 8.2%에 달해작년말보다 0.4%포인트 올라갔다.
지난 6월말 현재 은행수신 잔액은 774조4천68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2조9천480억원(1.7%)이 늘었으나 작년 하반기의 증가액 18조9천250억원(2.5% 증가)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중 시장금리 하락으로 은행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투신사의채권형 상품에 돈이 몰린데 원인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은행수신 계좌수는 1억7천161만좌로 상반기중 135만좌(0.8%)가 감소했는데 이는휴면예금 찾아주기 운동과 은행권의 장기미사용 계좌 정리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수신 종류별 비중은 정기예금이 35.8%, 저축예금 12.2%로 예금이 69.6%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금융채가 13.5%, 시장형상품 10.2%, 금전신탁 6.7% 순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