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술력 믿어준 기업은행 덕분에 위기 넘겼죠"

담보 없어 대출 퇴짜맞던 살균기 제조업체 에센시아

상담 3일만에 전격 1억 지원

광고·판로 등 아낌없이 도와 작년 매출액 330% 늘고

올해 직원 15명 더 뽑아

신충식(오른쪽) 에센시아 사장과 정원범 기업은행 역곡지점장이 12일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에센시아 본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센시아

"오랫동안 빚을 갚다 보니 자산이 거의 없었습니다. 돈을 빌리려 시중은행을 찾아갔지만 번번이 문전박대만 당했죠. 그러던 차에 기업은행 문을 열고 들어갔고 뜻하지 않은 큰 행운을 얻게 됐습니다. 기업은행은 우리 회사의 기술력, 판로를 인정해줬고, 직접 와서 기술개발,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바로 운전자금을 대출해줬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0%나 늘었고 회사는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업인의 의지와 용기를 믿어주고,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예리하게 꿰뚫어본 은행 덕분에 어려움에 처했던 한 중소기업이 기사회생에 성공, 중소업계에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다. 12일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서 만난 신충식 에센시아 사장은 회사를 믿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기업은행에 거듭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난 1988년에 설립된 에센시아는 칫솔살균기 등 살균기 전문업체로 90년대 중반부터 8여년간 매년 50~100% 성장하는 등 잘나가는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에센시아 제품을 불법 복제한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오면서 시련이 닥쳤다. 이후 신 사장은 10여 년간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꾀하는 한편, 꾸준히 기술개발과 해외 진출로 재도약을 준비해왔다.


부실 정리를 마친 신 사장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자금. 그는 운전자금과 R&D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을 찾았지만 보유 자산과 담보가 없었던 탓에 매번 퇴짜만 맞았다. 정책기관도 가봤지만 자격 요건이 까다로웠고 절차도 복잡했다. 심지어 대출까지는 수개월이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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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중 별 기대 없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기업은행을 찾은 신 사장에게 한줄기 서광이 비췄다. 다른 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신 사장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회사의 기술력과 회생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

이후 기업은행 직원들은 직접 에센시아를 방문해 기술개발과 생산 현장을 둘러 보고, 상담을 통해 지난해 3월 운전자금 1억원을 지원해줬다. 자금집행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3일. 이에더해 기업은행은 코레일 광고를 연결시켜주고 부품기업도 소개해 주는 등 아낌없이 도움을 줬다. 에센시아는 제품 판매가 늘자, 지난해 6월 원부자재 구매자금 2억원을 담보 없이 신용으로 더 빌릴 수 있었다.

신 사장은 "담보, 채권 확보에만 치중하던 다른 은행과 달리, 기업의 기술력과 판로, 지원효과 등을 꼼꼼히 따지고 우리 얘기에 귀 기울여 준 기업은행을 만난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며 "부품 공급처도 연결시켜주고 일선 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이게 바로 살아있는 은행"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기업인들의 목이 새카맣게 타 들어갈 때, 갈증을 해소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생명수 같은 은행들이 바로 기업들이 친해지고 싶어하는 은행"이라고 말했다.

적시 적기에 자금을 지원받은 에센시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0%나 느는 등 빠르게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올해는 1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원 수도 지난해 35명에서 올해 15명 정도를 더 채용해 총 50여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신 사장을 믿고 과감하게 자금 지원을 결정한 정원범 기업은행 역곡점 지점장도 큰 만족감과 보람을 나타냈다. 정 지점장은 "에센시아 칫솔살균기를 이전에 사용한 적이 있어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어려웠지만 신용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해 자금을 지원해줬는데 잘 되는 모습을 보니 더욱 기쁘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그런 기업들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매출 확대 기회가 있는 기업,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기업은 절대 외면하지 않으니 언제든 찾아와서 은행 문을 노크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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