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한국적 정서가 물씬느껴지는 두 회화전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지난 12일부터 연말까지 계속되는 유영준(54)씨와 김명희(36)씨의 개인전. 이들 여류화가는 금호미술관의 올해 마지막 전시에서 독특한 개성의 작품세계를 별도공간에서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유영준씨는 의상을 소재로 한 '여행' 등 13점을 출품했다.
작가는 타계한 어머니의 옷을 매만지며 부재의 충격에 빠졌고, 옷은 우리 삶의 여정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 이후 그는 옷으로 삶의 체험세계를 표현하는 한편 물건의 영원화를 추구해왔다.
김명희씨는 서양화적 면 비율과 구성으로 한국화의 내면과 정신성을 표현해낸 작가다.
출품작은 광목과 장지의 수묵채색. 작가는 바느질과 천의 중첩을 통해 마티에르를 과거보다 더 가라앉힘으로써 평면회화의 본질에 다가서려 했다.
미술이론가 이건수씨는 "작가는 캔버스 천의 강함 대신 광목의 섬세함을, 블랙오일의 직접성 대신 먹의 삼투성을 이용해 동양과 서양의 조형언어와 매체적 감각을 융합시키려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02)720-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