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전자업체 선택·집중 실패 한국기업 '반면교사' 삼아야"

LG경제硏 보고서한때 세계시장을 석권했던 일본 전자업체들이 '선택과 집중'에 실패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핵심기술이 부족한 한국 기업들은 일본업체들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이 23일 '위기의 일본전자업체, 선택과 집중에서 실패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7개 전자업체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일시적인 정보기술(IT)업계의 환경변화와 함께 일본적 고용관행과 경영자원의 분산에 따른 경영실패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의 양문수 부연구위원은 "80년대까지 세계를 리드하던 일본의 가전부문은 90년대 들어 품질과 효율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제품출시 타이밍을 놓쳤을 뿐 아니라 부품에서 최종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떠맡아 자원을 분산시키면서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겪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일본내에서의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구조조정도 계속 지연되는 데다 한국과 중국기업의 공략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일본 전자업체들은 미래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소니 등 일본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원삭감 ▦생산거점 통폐합 및 정리 ▦조직개편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대대적인 감량경영에 나서고 있을 뿐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방향은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소니는 디지털 및 네트워크 가전분야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언제쯤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지는 미지수일 뿐 아니라 이 부문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마쓰시타도 지난 2000년6월 이후 '파괴와 창조'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지만 '파괴'에 이은 '창조'는 감지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양 부연구위원은 "일본 가전업계의 2002년 실적은 IT업계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데다 이들이 고정비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다소 개선되겠지만 재부흥 여부는 미지수"라며 "세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충실하지 못하면 과거 세계시장의 최강자도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한국기업들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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