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조흥 인수의향서 제출하나ㆍ조흥을 비롯한 3~4개 국내 은행들이 제일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인 '칭다오(靑島) 국제은행'의 인수를 추진, 치열한 물밑 경쟁에 나섰다.
칭다오국제은행은 총 자본금 2,382만달러, 총자산 1억2,500만달러(2000년 말 현재) 규모로 제일은행과 중국 공상은행이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법인이다. 은행들은 이 현지법인을 인수할 경우 향후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중국 현지법인의 지분매각을 위해 지난해 말 주간사인 리만브라더스를 통해 국내 주요 은행들에게 인수의사가 있는 지 여부를 타진했으며, 이 중 하나와 조흥은행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제일은행과의 합병설이 불거지자 당초 제일은행 중국법인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와전됐다며 해명하면서 사실상 인수의사를 공식화 했으며, 이 후 매각입찰에 참여했다.
조흥은행의 경우 일단 표면적으로는 입찰참여를 부인했으나 이번 매각협상 과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조흥은행이 제일은행 중국법인 인수를 위한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하나ㆍ조흥 외에도 1~2곳의 국내 은행들이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일은행과 대주주인 뉴브리지측은 중국 합작선인 중국공상은행과의 협의 등을 거쳐 이들 중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한 곳을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은 과거 제일은행의 또 다른 해외 현지법인 이었던 베트남의 퍼스트비나뱅크를 인수(현 조흥비나뱅크) 하기도 했으며, 조만간 중국 출장길에 오르는 위성복 행장이 중국공상은행을 방문해 인수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