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폭주… 물량 대느라 '구슬땀'<br>2013년 유럽 점유율 20%대로 1위 목표<br>"지역민들 많이 고용해 다들 행복해하죠"
| 삼성전자 폴란드 가전공장(SEPM)의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현지 직원들이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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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버스를 타고 꼬박 5시간을 달려 도착한 폴란드의 소도시 브롱키. 수도 바르샤바에서 390㎞나 떨어진 인구 1만1,4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유럽 가전 1위'를 꿈꾸는 삼성전자가 생산거점을 마련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가전업체 아미카 소유의 이곳 공장을 7,550만달러(약 900억원)에 인수해 SEPM(Samsung Electronics Poland Manufacturing)으로 사명을 바꾸고 지난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 최초의 생활가전 인수 사례로 생활가전사업부가 처음으로 유럽에 확보한 생산공장이 됐다.
기자가 SEPM을 방문한 지난 1일(현지시간), 마침 유럽 거래선을 만나기 위해 한국 본사에서 온 홍창완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홍 부사장은 "유럽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현지 생산거점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며 "삼성전자가 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거래선들의 공급요청이 쇄도해 현재 생산물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이 공장을 인수한 금액 수준인 7,500만달러를 더 투자해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유럽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 공장을 가동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생산 효율성이 급증하는 등 벌써부터 인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득근 삼성전자 폴란드법인장은 "냉장고와 세탁기의 하루평균 생산량은 3배나 증가했다"며 "아미카의 현지 부품 네트워크과 생산인력(621명)을 그대로 인수한데다 삼성의 표준화된 생산공정을 결합해 시너지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4시간 가동 중인 냉장고와 세탁기 제조라인에는 현지 젊은이들이 대거 투입돼 활기가 넘쳤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냉장고 직냉식 BMF 231모델, 세탁기 드럼 89모델은 유럽과 중동ㆍ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등지로 판매된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각자 맡은 부분을 작업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삼성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아미카의 생산담당 매니저로 근무하다 올해 2월 SEPM에 합류한 로베르트 스토빈스키 부사장은 "인수 후 삼성이 800명 이상을 추가로 고용해 직원 수를 2배 이상 늘렸다"면서 "브롱키 주민들이 많이 취업해 다들 행복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법인장은 "삼성 브랜드의 냉장고 및 세탁기 연간 생산규모는 각각 50만대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150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오는 2013년에는 시장점유율 20%대인 200만대를 판매해 확고부동한 1위에 올라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