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2월 4일] 신성장동력 발굴과 CVO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이 계속기업, 즉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살아남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이 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상황이라 적대적이든 우호적이든 기업 인수합병(M&A)이 가속화돼 기업의 성장은 차치하고라도 존속 자체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시장가치 기준 상위 25개 기업의 10년 후 25위 내 잔존율'을 조사한 미국 보고서에 따르면 25위 내 기업의 10년 후 잔존율은 지난 1969년 68%에서 1979년, 1989년 각각 60%, 40%로 격감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70%가 10년 전인 1999년에는 20위권 밖이었거나 아예 설립조차 되지 않았다. 이와 같이 무한경쟁 시대에 노출된 기업들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CEO의 역할 중에서도 미래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일, 즉 신성장동력 발굴이 최우선 순위를 점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새로운 먹을거리는 반드시 회사 비전과 연계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CEO를 최고비전책임자(CVO)라 부르는 것은 아주 적절한 일 같다. 오늘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나름대로 비전을 제시하고 거창한 비전 선포식을 갖곤 한다. 그러나 비전 달성을 위한 구체적 행동계획(액션플랜)을 결여해 가까운 장래에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비전이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조직에 혼선ㆍ혼돈만 불러오기 쉽고 경우에 따라서는 구성원들에게 실망감과 패배의식만 안겨준다. 종종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져보면 역대 CEO 가운데 그들이 기억하는 사람은 시대의 메가트랜드를 읽고 새로운 먹을거리를 제시, 실천에 옮긴 분들이다. 즉, 훌륭한 CVO를 가장 유능한 CEO로 기억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미래의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CEO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한 문구가 유난히 가슴에 와 닿는다. '편안할 때도 장차 위태로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대비해야 한다(居安思危).' 금융위기가 지나간 뒤 더블딥이 오느냐 마느냐 하는 터에 어찌됐든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아 광야로 나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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