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는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임했을 때 국회나 대언론 관계에서 지나치게 ‘뻣뻣하게’ 대응해 ‘강고집’으로 불렸다.
그러나 여기에는 강 특보의 개인적인 성향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 특보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촛불사태 등을 겪으면서 (청와대) 전략회의에서 대통령이 너무 앞에서 매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그래서 장관들이 대통령보다 앞에 나서기로 했는데 그 주인공으로 나와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다 보니 대신 방패막이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강 전 장관은 주위의 공격도 심해지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약간 과도한 것 같아 이 대통령에게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내가 인사권자인데 누가 당신을 흔들고 무엇을 걱정하느냐. 더 세게 하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조용히 지내온 타 부처 장관들은 오히려 고개를 들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보답하듯 이 대통령도 강 전 장관에게 많은 힘을 실어줬다. 강 특보는 “청와대에 보고한 정책들은 100% 승인이 났다. 청와대에서 돌려보낸 사안은 하나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강 특보를 표현하는 다른 하나는 신속함이다. 강 특보는 “외환위기 당시 외신들이 우리에게 ‘행동 없이 말만 많은 국가(Talking without action)’라고 비판했다”며 “이번 위기대응의 키워드는 ‘말은 줄이고 행동하는 국가(Action without talking)’”라고 밝혔다. 시장의 신뢰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