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부검 등의 소견만을 바탕으로 백씨의 부인이 액사(목 졸림에 의해 사망)했다고 성급히 판단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백씨 부인이 액사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경부압박에 따른 질식사의 소견이 관찰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액사에서만 특이하게 발견되는 소견이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해자 목 부위의 피부가 까진 것은 액사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지만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이는 사후 손상에 따른 것일 가능성과 부검의 경우 사망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판단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액사에 의한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좀더 치밀한 논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출산을 한 달 앞둔 부인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미리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전문의 시험을 치른 뒤 불합격할 가능성 때문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부인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