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신한은행 새로운 점포 실험

인근 지점 10 ~ 12개 묶은 '커뮤니티' 첫 도입… 他은행 확산 관심

서울 가락동·경기 분당·대전 등 3개 지역서 7월부터 시범운영

협업으로 지점 인력교류 원활… 내년초 전지점으로 확대 계획



#신한은행 경기 분당 정자동 지점에는 매월 말일이면 인근 서현역 지점에서 직원 2명이 파견을 나온다. 정자동 지점은 유동인구가 많아 각종 납기일 마감인 월말에는 가장 분주한 지점으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인력 여유가 있는 인근 점포에서 일이 가장 몰리는 점포로 직원을 파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의 대기시간도 줄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통합 점포 개념인 일명 '커뮤니티'를 도입, 지난 7월부터 서울 가락동과 경기 분당, 대전 등 3개 지역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인근 점포 10~12개를 하나의 지점 단위로 묶은 것으로 인력 교차 투입과 함께 성과 평가 역시 지점이 아닌 커뮤니티 단위로 받게 된다. 이 같은 형태의 점포 활용 실험은 국내 은행 중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커뮤니티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내년 초 전지점으로 일제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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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이같이 묶음점포로 눈을 돌리는 것은 우선 협업으로 지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점을 커뮤니티 단위로 개편하면 그 속에서 점포 간 협업 관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별 지점 중심 영업의 경우 같은 은행 점포 간에도 출혈경쟁이 일어난다는 지적 역시 커뮤니티 도입의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커뮤니티 점포의 가장 큰 장점은 협업으로 커뮤니티 내 지점 사이에서는 인력 교류가 원활하다"며 "일손이 부족한 지점이나 일시적으로 공석이 생긴 지점에는 인근 점포에서 직원들이 파견을 나가 업무 공백을 해결한다"고 전했다. 또 개인 영업 중심의 리테일 점포에 기업 고객이 오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 점포로 업무를 인수인계한다. 같은 커뮤니티의 성과가 곧 소속 개인의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은 커뮤니티 점포로의 연계 활동에도 열심일 수밖에 없다. 규모가 가장 큰 지점의 지점장이 커뮤니티장을 맡아 커뮤니티 성과를 공동 관리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커뮤니티 체제를 확대하기 위해 직원들의 평시스템도 손질했다. 커뮤니티 내에서 인근 점포로 고객을 소개해줬을 때 소개한 점포와 실적을 낸 점포가 모두 성과로 잡힐 수 있는 '더블스코어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행 두 달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개별 지점 성과의 합보다 커뮤니티제가 시행된 후 실적이 더욱 좋아졌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묶음점포를 고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경기도 안산, 인천 구월동, 경기도 판교, 부천 중동 등 네 곳에서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4~5개의 점포를 묶어 권역을 만드는 점포 개편 테스트를 22개 지점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점 인력의 효율적인 배치와 수익성 제고가 은행들의 최대 고민인 만큼 묶음점포 시도는 은행권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유럽 등지에서도 클러스터로 지점을 묶는 네트워크 체제로의 개편은 이미 성과가 증명됐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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