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과의 합병 문제를 둘러싸고 외환카드 노사 대립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측은 경영진이 전체 인력의 70%인 460여명을 정리하는 비밀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13일 전면파업과 조합원 전원사표 제출을 결의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 같은 노조의 반발에 불구하고 오는 19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예정대로 받겠다고 맞서 갈등 봉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주훈 외환카드 사장직무대행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측에서 사장실에 칼을 들고 들어와 신체적 위협을 가하고 사장실내에 설치된 CCTV 등 기물을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노조가 사장실 책상을 허락도 없이 뒤져 참고용으로 작성했던 파업대책 문건을 입수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환카드 사태의 협상 전권을 위임 받은 장화식 사무금융연맹 외환카드 대책위원장은 “칼을 들고 들어간 것은 외환카드 직원들의 정리해고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직원들을 자를 바에는 나를 먼저 자르라는 상징적인 의미였다”며 “이에 대해 신체적 위협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장실에서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핵심인력 30%를 기준으로 대대적인 인력개편을 실시한다고 분명히 나와있다”며 “이러한 무자비한 구조조정은 론스타와 같은 사모펀드에게 은행 소유를 허락해준 정부에 근본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환카드측은 노조의 전면 파업에도 불구하고 대고객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약 20여명의 핵심 전산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13일 파업 이후에도 현금서비스와 물품대금결제 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