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농­신동방 「미도파 분쟁」 타결/상처만 남긴 “휴전”

◎양측 평가손 수백억… 「재연」 배제 못해미도파의 적대적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를 시도했던 신동방그룹이 결국은 대농그룹과 화해를 하고 미도파의 경영권을 포기했다. 그러나 이번 미도파 사태로 대농그룹과 신동방그룹이 모두 심각한 수준의 자금출혈과 깊은 상처를 입어 앞으로의 경영에 걸림돌로 남게됐다. 뿐만 아니라 외국자금과 연계한 국내기업 M&A가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미도파 파문은 양측간 화해 이후에도 재계에 갖가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도파의 경영권분쟁에 투입된 자금은 얼마인가=증권당국에 따르면 미도파의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쏟아부은 자금은 신동방이 6백70여억원, 성원그룹이 4백70여억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농그룹은 장내외에서 미도파 주식을 취득한 것과 이번에 성원그룹으로부터 7백84억원에 지분을 넘겨받은 것을 포함하면 1천5백억여원의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지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원그룹은 3백억원, 외국인들은 2백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어 미도파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몫 챙겼지만 대농그룹과 신동방그룹은 「상처뿐인 휴전」의 후유증을 심하게 겪을 전망이다. 경영권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3월6일 4만7천5백원까지 올랐던 미도파의 주가는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연일 하락세를 보여 지난 15일에는 2만3천4백원으로 떨어졌다. 또 1만1천7백원을 기록했던 대농 역시 5천8백5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로인해 양측의 보유주식 평가손만도 이미 각각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신동방이 대농그룹과 극적인 타협을 보았지만 과연 신동방이 미도파 M&A의 「몸체」냐 아니면 「깃털」이냐는 의문이 남아있다. 신동방은 자본금 1백4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4천5백12억원, 당기순이익은 15억원을 기록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6월말 현재 3백82%로 동종업계 평균 수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신동방이 갑자기 계열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을 창구로 외국계 자금과 연계해 6백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으면서까지 미도파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한 것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관련, 증권가에서는 동방페레그린증권의 합작사인 홍콩페레그린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재벌인 리카싱이 대주주로 지분참여하고 있는 홍콩페레그린그룹은 다른 세계적 증권회사와는 달리 홍콩에 근거지를 두고 아시아시장에 주력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올해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밖에 없는 홍콩페레그린그룹은 본사를 홍콩에서 서울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홍콩 현지와 서울에서 파다한 실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따라 미도파의 M&A를 시도한 주체는 리카싱일 가능성이 크며 신동방은 리카싱을 배경에 두고 자신있게 미도파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이번 미도파 사태가 가져다 준 교훈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 자금이 언제든지 국내기업의 M&A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이에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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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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