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이뤄진 식품업체들의 가격인하 조치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가격이 내린 상품들이 주로 각 업체들의 비 주력제품이 많은데다 인하 폭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신라면을 포함해 6개 품목을 6,3~7.1% 내렸다. 하지만 농심 간판 상품인 신라면의 인하폭이 20원(2.7%)로 이번에 내린 품목 중 인하율이 가장 낮다. 지난해 농심 라면 매출 1조2,511억원 중 신라면은 3,800억여원을 차지했다.
오뚜기도 라면 가격을 최대 6.7%인하했지만 자사 대표상품인 진라면은 750원에서 720원으로 조정, 역시 인하폭이 가장 낮다. 한국야쿠르트는 장라면과 팔도맵시면, 왕라면 등 6개 제품을 최고 50원 낮췄지만 정작 베스트셀러 상품인 팔도비빔면과 왕뚜껑은 가격인하 대상에서 뺐다. 왕뚜껑은 지난해 530억 원의 매출을, 팔도비빔면은 계절면 시장에서는 단일 매출 1위 품목으로 지난해 매출 2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회사들의 이런 조치는 삼양식품이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을 가장 많이 내린 것(50원) 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들 라면 업체들은 2008년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일괄적으로 가격을 최고 100원 올렸지만 이번 인하폭은 20~50원 수준에 그쳐 아쉽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져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고 유가(WTI기준)도 지난해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반면 올해 77달러 선으로 하락하면서 추가 인하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인하된 가격은 밀가루 인하요인을 고려해 내린 것으로 여전히 팜유 등 다른 원자재들 및 유가가 인상될 조짐이 있다"며 "신라면이 인하폭이 낮더라도 국내 대표 라면 인만큼 그 인하영향은 타 제품에 비해 크다"고 말했다.
제과업체에서는 오리온이 가격인하에 동참했지만 역시 대표 상품인 마켓오와 닥터유는 제외했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해 밀가루 가격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초코파이, 닥터유를 포함한 20여가지 제품을 최고 43%가량 올린바 있는데 이번에 인하된 제품목록 중 이들 20개 제품은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