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기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라

■자연의 농담(마크 S. 블럼버그 지음, 알마 펴냄)


두 발로 걷는 염소, 몸이 붙어 있는 샴 쌍둥이, 눈이 하나만 달린 아기,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양성 인간…. 흔히 기형(畸形)이라 불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은 단지 신이 인간에게 내린 무서운 형벌이자 경고의 메시지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책은 이 같은 문제제기에서 비롯된다. 인간에게서 만이 아닌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형들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을 추적해 나가면서 과연 이들이 정말 쓸모 없는 존재인지, 단순한 자연의 실수인지, 혹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또 다른 선물은 아닐지 고찰한다.


저자는 먼저 '기형'과 '괴물'들의 역사적 중요성과 발생적, 진화적 관점 사이에서 이들이 갖는 관계를 이야기한다. 찰스 다윈과 윌리엄 베이트슨의 시대로 돌아가 그들의 시각을 참조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저자는 이형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형적인 개체나 기형적인 모든 종이 어떻게 움직이고 서로 작용하면서 이 세계에서 살아남았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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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형을 "발생과 진화의 비밀을 풀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라 말한다. 이형은 라틴어로 '자연의 농담(Iusus natura)'이라 불렸는데, 이 말은 이형을 기형과 괴물로 인식하는 현대의 관점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이형 역시 자연의 일부이자 우리가 정상이라고 하는 '전형'과 공존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형은 그 생김새가 복잡하고 놀라워 색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가끔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과학적 영감과 진보를 가로막는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바로잡는 존재들이다.

저자는 이형에 대해"우리의 감각을 거스르며 우리의 자기만족에 도전장을 내밀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고정관념에 맞서게 한다. 그들은 우리가 개체발생의 특이성과 진화 역사의 엉뚱한 무방향성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균형을 음미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한다. 1만 5,000원.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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