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미국 정부와 GM이 신용보강 방안을 제시할 경우 자금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GM이 산업은행의 이 같은 유동성 지원방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quite understandable)’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선(先) 신용보강 후(後) 자금지원’ 방식이 GM대우 구조조정 해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일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GM대우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GM대우에 대한 장기발전 전략과 함께 GM이 ‘신용보강’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GM이 종합적인 신용보강 방안을 제시한다면 자금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 구조조정에도 최대주주의 신용보강이나 담보가 전제돼야 채권은행이 신규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다”며 “GM대우에 대한 자금지원도 이 같은 방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도 “미국 정부가 산업은행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보증을 서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GM이 보유하고 있는 GM대우 주식이나 계열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GM이 언급한 ‘GM주식 담보’에 주목하고 있다.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 겸 GM그룹 부사장은 지난 1일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은 (GM대우) 신규투자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담보를 원하려고 할 것이다”며 “(산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신용보강을 요구하고 있고 GM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신용보강 조건부 자금지원’이 GM대우 해법으로 유력하게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GM이 보유하고 있는 GM대우 주식을 담보로 산은이 자금지원에 나서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GM으로서는 GM대우 지분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데다 GM대우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신규자금 을 투입하지 않고도 GM대우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라일리 사장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산은도 GM대우 주식을 담보로 확보할 경우 신규자금 지원에 따른 위험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규자금 지원으로 GM대우가 경영정상화에 성공하면 2조원 이상의 채권을 회수할 수 있고 설령 GM대우 경영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담보로 잡은 GM주식으로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 입장에서는 주식담보와 함께 GM이 보유하고 있는 공장이나 생산설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요구할 수도 있다. 결국 산은은 GM이 ▦GM대우의 장기발전 방안 ▦대주주로서의 지원 ▦자생적 경쟁력 개선 방안을 종합 패키지에 포함해 제시하고 신용보강을 보탠다면 GM대우에 대한 자금지원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