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실여신주식평가손에 시은 한해영업 ‘헛장사’/은행별 실적차별화 현상 뚜렷/일부,리스크 관리소홀·외압에 ‘발목’/서울은 1,668억 사상최대 적자지난해 은행권의 결산내용을 보면 역시 은행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보유주식에 대한 막대한 평가손과 대출해준 기업이 부도가 나거나 부실화해 발생한 부실채권임이 드러난다.
특히 주식투자 규모가 크고 「외압」에 의해 실행된 대출이 부실화된 건수가 많은 일부 대형 시중은행들은 직원들이 피땀흘려 1년동안 벌어들인 업무이익을 고스란히 주식평가손과 부실대출 충당금에 쏟아붓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직도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관리에 소홀하고 기업여신역시 여신심사기능의 부실과 빈번한 압력성 대출로 부실화할 가능성이 많은 취약한 구조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실여신이 많은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으로 가까스로 적자를 모면하거나 대규모 적자를 발생시켰다.
제일은행은 업무이익 증가율에 있어서는 8대 시은중 2위를 기록하는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으나 우성건설 등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2천7백32억원, 주식평가손 충당금 8백87억원 등 각종 충당금 적립이 많아 겨우 적자를 모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서울은행역시 라이프주택, 우성,건영 등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상각과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은행결산 사상 최대의 적자규모(1천6백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서울은행은 『이번 결산에는 부담이 되더라도 다음해부터의 정상경영을 위해 과감히 대손상각을 실행하고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았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은행은 ▲지속적인 증자로 인한 자금운용규모 확대 ▲수익성이 높은 가계성 수신의 증가세 지속 ▲대출확대 등으로 5천1백18억원의 업무이익과 1천6백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은행권에서 가장 양호한 경영실적을 나타냈다. 후발은행으로 부실여신과 주식투자규모가 크지 않은 신한은행 역시 3천7백72억원의 업무이익에 1천4백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대형은행중 가장 효율적인 경영성과를 나타냈다.
후발은행들은 보람은행을 제외하고는 높은 실적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동화·한미·평화·동남·대동은행 등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반면 보람은행은 후발은행중 유일하게 업무이익에 있어 감소세를 기록, 95년부터 진행된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 경영혁신작업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방은행들은 은행별로 실적편차가 심해 경남·부산·전북은행 등의 실적이 양호한 반면 충청·광주·제주은행 등은 당기순이익 감소세를 기록했다.<안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