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경제부총리 유감

[기자의 눈] 경제부총리 유감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기자실 폐쇄로 인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 부처 곳곳에서 기자들의 항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안타까워 하기는 정부 관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실 통폐합의 최대 피해자는 오히려 정부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꼭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일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11일 오전 정부 과천청사 브리핑룸을 빠져 나가는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뒷 모습은 영 어색하기만 했다. 정부의 기자실 폐쇄 조치에 항의, 재경부 출입기자단이 이날 예정된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취재 거부 의사를 밝히자 그는 "유감스럽다. 이번 브리핑은 취소한다"는 말을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 지난 7월 부총리 취임 후 사실상 이날 처음으로 참여정부와 언론간 첨예한 갈등의 골 한 가운데에서 그 살벌한 풍경을 피부로 느낀 셈이었다. 흥미로운 건 자리를 떠난 부총리를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선. 부총리 스스로는 기자들의 집단행동 때문에 정부의 중요한 정책 발표가 미뤄졌다는 아쉬움을 가질 수 있었을 터였지만 출입기자들도 아쉬운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권 부총리는 지난 제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4~5일 불과 이틀 동안 KBS(9시뉴스), MBC 라디오(손에 잡히는 경제), YTN(뉴스큐) 등 방송 3사를 돌며 정상회담 성과를 홍보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홍보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언론을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홍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해서 기자들은 서운한 것이다. 권 부총리가 파이낸셜타임스ㆍ니혼게이자이 등 해외 유력 경제신문들에는 비교적 관대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참여정부 출범 후 정부의 대 언론 갈등구조는 정권 말 기자실 폐쇄라는 극한의 상황까지 몰고 왔다. 이렇게 나라에 의사소통이 막히면 과연 누가 득을 볼 것인가. 갈등 주체간 잘잘못은 곧 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피해자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으로 걱정되는 대목은 공무원들이 이번 기자실 폐쇄를 골치 아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입력시간 : 2007/10/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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