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통과 예술의 만남

신세계·예술의전당 손잡고 'VVIP마케팅' 나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장실 예술의전당 사장

유통과 예술 등 이종(異種) 분야 선두업체들이 마케팅 협력에 나선다. 국내 최고 공연장인 예술의전당은 최대 유통업체인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VVIP 마케팅(very very important marketing)'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예술의전당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진단을 실시한 뒤 맞춤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다. 선두업체 두 곳이 상류층 고객을 타깃으로 다양한 VVIP 마케팅을 벌일 경우 예술의전당 경영에 적잖은 변화가 오는 것은 물론 신세계도 반사이익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실 예술의전당 사장은 9일 기자와 만나 "신세계그룹의 고객관리 노하우와 전문적인 마케팅 기법 등을 예술의전당에 적극 도입할 것"이라며 "지난달 정용진 부회장을 직접 만나 양측이 전략적 제휴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김 사장과 만나 점심을 함께 하며 "예술의전당을 찾는 고객들을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유인하고 반대로 신세계를 찾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공연장으로 유인하면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라며 "유통업체와 공연장 간의 이상적인 제휴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술의전당은 최근 팀장급 간부들을 신세계백화점에 파견해 부사장급 임원들에게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 등 전반적인 노하우를 배웠고 앞으로 정례적으로 유통업체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예술의전당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진단을 실시한 뒤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당 직원들을 재교육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제품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백화점은 공연과 전시라는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공연장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 측면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곳은 유통업체이기 때문에 예술의전당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우리가 잘만 배우면 예술의전당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이벤트와 기획공연 등을 진행해 예술의전당을 백화점에 버금가는 복합 아트센터로 만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예술의전당과 신세계그룹은 조만간 업무협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또 예술의전당은 오페라ㆍ클래식ㆍ발레 등 고급 공연을 향유하는 상류층 관객들의 데이터베이스(DB)를 신세계그룹과 공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공연기관과 기업체들이 단발성으로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협력한 경우는 없었다"며 "경쟁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등이 눈여겨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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