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자율의 ‘생명과학연구자 윤리헌장’이 제정됐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 등 윤리적 입장차가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는 17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생명존중과 생태계 우선 등의 원칙을 명시한 생명과학연구자 윤리헌장을 공식 발표했다.
생명윤리법 제정 등 정부 차원에서 생명과학 윤리를 다룬 사례는 있으나 관련학계가 윤리강령을 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학회 헌장에는 ▦생명윤리에 대한 사회적 우려 ▦피험자의 인권 보호 ▦동물실험에서의 생명존중 ▦연구정보의 정확한 공개 등의 조항이 담겼다. 다만 헌장은 배아복제기술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제문(解題文)에서 “(이런 기술이) 생명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는 방향으로 오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간단히 언급했다.
박상철 학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생명과학을 발전시키면서도 윤리원칙 준수에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라며 “의학 등 타 분야 학회들과 협의해 구체적인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자세포생물학회는 생명과학 분야의 최대 학술단체로 관련 연구자 5,000여명을 회원으로 두었으며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