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e-리더] 리 손 자이재단 창립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라오스. 이 나라 농촌마을은 대부분 전화는 커녕 전기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낙후돼 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컴퓨터를 구경해본 적도 없다. 그러나 한 미국인이 이 가난한 농촌마을에 인터넷 서비스를 보급하겠다고 나섰다. 베트남 참전기간에 비행기 포탄 적재병으로 라오스 공습에 동원됐던 리 손 이 그 주인공. 그는 직접 자이재단(www.jhai.org)이란 자선단체를 설립, 제품개발에서 보급까지 전 과정을 도맡고 있다. 그는 전기도, 전화도 없는 마을에 인터넷을 선보이기 위해 특별한 기계를 개발했다. 우선 버려진 마이크로칩으로 다섯대의 소형 컴퓨터를 제작했다. 그는 덥고 습기가 많은 라오스의 날씨에 견딜 수 있게 케이스나 부품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사용을 위해 필수적인 전기는 자전거 발전기로 해결했다. 이 발전기는 1분간 페달을 밟으면 5분 정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 배터리를 충전시켜준다. 인터넷 연결은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기술을 적용했다. 컴퓨터에 연결된 중앙 무선전송기가 컴퓨터가 위치한 학교에 설치된 접시안테나로 데이터를 전송하면 안테나는 다시 이 신호를 마을 근처 산 전상에 설치된 나무 크기의 안테나로 쏴주게 된다. 이 신호가 다시 인근 병원에 설치된 전화 인터넷 계정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리 손은 “마을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농산물 가격 정보를 얻고 먼 거리의 친지와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전화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 1만9,000달러의 비용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월 평균 21달러 정도면 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지난 13일이 시스템 개통일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다음달이나 돼야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적이었던 이들에 대한 화해를 전파하는 리 손은 자신의 노력이 글로벌 정보불평등을 해소하는 대안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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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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