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명 청약 '골드러시'…인기단지 하늘의 별따기서울지역 11차 동시분양이 끝남에 따라 올해 서울 신규분양 시장이 사실상 마감됐다.
올 서울 동시분양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높은 집값 상승과 저금리 등의 호재를 업고 호황을 넘어 '과열'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수요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97년이후 최대물량이 공급된 11차 동시분양에서는 서울지역 1순위 통장 가입자 4명중 1명꼴로 청약에 참여해 추운 겨울을 신규분양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 신규분양시장에 불어닥친 골드러시
올들어 실시된 11차례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물량은 총 2만4,309가구.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동안 공급된 2만4,228가구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지구단위계획수립 의무화 등으로 대단지 공급이 주춤하긴 했지만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가 대거 쏟아져 나와 공급부족현상을 해소함으로써 물량면에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반면 청약열기는 그 어느해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해 총 청약자가 16만3,220명(서울1순위자 접수기준)이었던 것이 올해는 28만7,631명으로 76%나 늘었다.
이에 따라 평균경쟁률 역시 지난해 6.73대1에서 올해는 11.83대1로 치솟았다. 서울에서 신규아파트 분양받기가 두배나 어려워진 셈이다.
가을이후 동시분양에서는 이 같은 열기가 더욱 두드러진다. 9차에서 11차까지 세차례 동시분양에 몰린 청약자만 20만6,840명이다.
거래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오히려 신규청약은 폭발적으로 증가, 내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 당첨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청약자가 두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인기단지에 대한 청약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수요증가에 따른 혜택이 각 업체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고 있는 셈.
올해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30대1 이상의 경쟁률 보인 평형은 66개다. 지난해 동시분양에서 30개 평형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배나 늘었다.
그만큼 인기단지 당첨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결국 최근의 신규분양 수요가 '당첨'보다는 '프리미엄'에 관심을 둔 투자수요를 반증하는 것이다.
특정 단지에 청약자가 몰리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10동시분양의 경우 전체 청약자 5만5,624명중 절반인 2만7,449명이 상도동의 2개단지에 몰렸다.
11차 동시분양에 11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개포동 LGㆍ창동 아이파크ㆍ역삼동 금호ㆍ방배동 삼성ㆍ신도림동 대림 등 5개 단지가 9만5,000여명의 청약자를 끌어모은데 힘입은 것이다.
심지어 지난 5차동시분양때는 705대1로 동시분양사상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문정동 삼성 1개단지에 전체 청약자의 70%가 몰려 다른 17개 단지를 들러리로 만들었다.
◇ 비(非)강남권ㆍ중소업계 약진 두드러졌다
올해 동시분양의 또다른 특징은 인기단지의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서초ㆍ송파ㆍ강남권이 아닌 단지들에도 수요가 대거 몰려들면서 높은 청약열기를 내뿜었다. 3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66개 평형중 절반 가까운 31개 평형이 비 강남권 단지들이었다.
특히 그동안 인기지역과는 거리가 멀었던 동대문ㆍ신대방동ㆍ성수동ㆍ신림동ㆍ상도동 등 외곽지역 아파트들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비인기지역이라는 기존의 평가를 무색케 했다.
한때 대형업체 편중현상도 다소 완화됐다. 입지여건만 좋으면 중소업체 공급 아파트에 역시 수요자가 몰린 것이다.
11차동시분양의 목동 월드를 비롯, 양재동 신영(6차), 잠원동 대주(4차) , 삼성동 우정(10차) 등이 브랜드의 열세를 딛고 대형업체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단지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은 "청약자들이 비인기지역으로까지 몰려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청약통장 가입요건 완화로 내년초 신규 1순위 진입자가 늘어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두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