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약.유통업체] 사이버약국 앞다퉈 진출

인터넷을 통해 처방약을 판매하는 「사이버 약국」이 인기를 끌면서 제약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온라인 약국은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고를 수 있는 편리함을 갖추고 있는데다 각종 건강·의료정보까지 골고루 제공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은 특히 구매자의 익명성이 보장되고 가격도 싸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굴지의 제약업체인 머크사는 물론 유통회사, 중개업자 등 많은 업체들이 앞다투어 온라인 제약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 판매에 가장 적극적인 제약사는 머크사다. 이 회사는 17년간 쌓아온 택배 서비스를 발판으로 최근 1년간 온라인상에서 처방전을 제시하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머크사는 웹 사이트를 통해 일단 회원으로 가입하면 고객의 병력, 과민증세 등 관련 자료를 데이터 베이스로 구축해 놓고 주문이 접수되면 처방약을 만들어 메일로 우송하고 있다. 또 미국 최대의 제약체인점인 월그린사를 필두로 CVS, 라이트-에이드, 드럭 엠포리엄 등 판매업체들도 최근 인터넷에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해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우선 고객들에게 반드시 개인의 질병기록 등 이력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 후 의사의 진료카드, 그리고 대금을 받은 후 약을 발송해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인 의사들의 검사 절차도 필수적으로 거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온라인 약국은 인터넷의 특성상 통제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무분별한 판매에 따른 오·남용의 가능성이 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개설된 일부 온라인 약국들중에는 업계 내에서는 물론 관계당국도 회사명 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온라인 약국들은 「의사 자문료」명목으로 50∼150 달러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또 의사가 직접 처방전이 적절한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법적·제도적 기준이 사이버 시장을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이 지속될 경우 심각한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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