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미트 롬니의 무모한 건보개혁안

미국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두 상반된 사상을 동시에 지니고 그것을 조화롭게 작동시키는 여부가 일류 지성을 시험하는 척도"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지난주 미시건 대학에서 건강보험개혁안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피츠제럴드의 기준에 따르면 그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연설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건보개혁안을 충실히 대변했다. 그는 이미 지난 2006년 주지사 시절 건강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보편적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한 전력이 있다. 그는 자신만의 건보개혁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그의 개혁안은 간극이 클 뿐만 아니라 기본 철학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롬니 전 주지사는 이 둘 사이를 무리하게 뛰어넘으려 한다. 롬니 전 주지사는 "매사추세츠 주는 건강보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건보개혁안과는 별개로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건강보험 서비스를 개인이 구매하도록 명시한 헌법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율배반적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불과 2년 전인 2008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용자에 부담을 주는 건강보험제도를 폐지하고 양질의 보험 상품 출시를 장려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보개혁안에 가장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던 사람이다. 하지만 현재 롬니 전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똑같은 단어들과 근거를 사용해 건강보험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자신의 정책과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안이 다르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건강보험 정책을 통해 관료주의 폐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측근들은 롬니 전 주지사가 이 저돌적인 공약을 철회하도록 설득 중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사석에서 2008년 때 내세운 공약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는 우리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있다. 그는 심지어 매사추세츠 주에서 실시한 건강보험 제도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가 공화당이 비판하고 민주당은 위선이라고 비난하는 그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이다. 물론 공화당 지지자들이 그를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롬니 선거 캠프가 이 공약을 고집한다면 롬니 전 주지사는 조만간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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