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펜션 취소 수수료 폭탄

태풍 탓 못가도 예약금 환불 0원<br>업체 90곳 중 85곳 기준 무시 과다 요금

지난해 8월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한 이모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8월9일부터 며칠간 펜션에 머물기로 했지만 이틀 전에 제주도를 찾아온 태풍 탓에 배가 항구에 묶였다. 이씨는 어쩔 수 없이 펜션에 "태풍 때문에 제주도를 못 가게 됐다"며 예약금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펜션 측은 "성수기라 환급은 어렵다"며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

이처럼 펜션업체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소비자들에게 수수료를 과도하게 물리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은 최근 전국의 펜션 업체 90곳의 이용약관을 조사한 결과 예약 취소수수료 기준을 지키고 있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용 예정일에 예약을 취소할 경우 비수기 주말은 총 요금의 30%, 성수기 주말은 90%에 해당하는 취소 수수료를 내도록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90곳 중 85개 업체가 기간 구별 없이 이용요금 전액을 취소수수료로 요구했다.


펜션을 사용하기로 한 날로부터 특정일(성수기 10일, 비수기 2일) 이전에 예약을 취소하면 업체가 고객에게 취소 수수료를 요구할 수 없는데도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89개 업체(비수기 기준)는 수수료를 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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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펜션 업체들은 태풍이나 산사태 등 천재지변으로 펜션 예약이 취소되는 경우에도 이를 소비자의 탓으로 돌려 취소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펜션 관련 소비자상담 2,066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24건(54.4%)은 '사업자의 부당한 위약금 청구'에 관한 내용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과도하게 취소수수료를 부과하는 업체들에 대해 행정지도를 진행할 것"이라며 "펜션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계약 전에 펜션업체의 약관을 꼼꼼히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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