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터미네이터 식품'의 위험성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유전자변형식품(GMO)이 1,000만톤을 넘어섰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GMO는 식용 228만톤과 사료용 854만톤을 합해 1,082만톤이라고 한다. 1,082만톤이면 얼마나 될까. 국내 곡물 소요량의 절반이 넘는 양으로 경부고속도로에 10톤트럭을 10m 간격으로 세우면 25줄에 해당한다. 19세 터미네이터 식품이 엄청난 파괴력으로 우리 식탁을 점령한 것이다.


GM 작물의 유해성 논란은 지난 1996년 GM 작물이 상업화된 후 전 세계에서 지속되고 있다. 유해성 논란의 배경은 제초제와 해충에 강한 유전자를 도입하기 위해 이용하는 전달유전자, 즉 백터로 동물성 단백질(토양세균인 아그로박테리움)을 이용한 데 있다. 즉 식물과 동물을 결합한 터미네이터 작물의 등장으로 예측하지 못한 유해물질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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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과다한 제초제 사용에 따른 식품 안정성 문제와 환경오염, 나아가 타 품종과의 교잡으로 인한 생태교란, 꽃가루를 이용하는 곤충들에 미치는 악영향 등 잠재적 위험이다. 2011년에는 하루에 10㎝씩 자라는 슈퍼잡초가 미국에서 나타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슈퍼잡초를 잡기 위해 제초제가 과다하게 사용되고 과다한 제초제 사용은 토양생태계를 파괴해 언젠가는 우리가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수량감소를 초래할 수 있으며 지구촌 식량난을 맞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재배작물의 다양성 상실이다. 현재 재배되는 상업용 작물의 품종은 100년 전에 비해 4%에 불과하다. GM 작물 개발로 수천년 동안 재배돼온 다양한 품종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온난화 등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소중한 유전자원이 소실되고 있는 것이다.

GMO는 유해성 논란 속에서도 곡물수출국의 자원화 정책과 글로벌 종자 업체의 식량난 해소라는 명분으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GM 작물에 대한 잠재적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관계당국의 철저한 안정성 평가는 물론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더욱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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