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치권 '주적 개념' 폐지 논란

정치권 '주적 개념' 폐지 논란 • '주적논란' 9년만에 마침표 찍나 여야 정치권은 15일 정부가 오는 10월 발간될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지칭한 표현을 삭제하기로 방침을 정한것을 놓고 찬.반 논란을 벌였다. 주적 표현은 1995년 발간된 국방백서에 처음 들어간뒤 2000년도까지 유지됐으나,6.15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화해 협력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삭제 여부를 놓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졌고, 이후 국방부는 2003년까지 국방백서를 발간하지 않고 국방자료집으로 대체해왔다. 열린우리당 의원들 중 다수는 이날 "주적 개념 유지는 시대착오적"이라며 주적표현 삭제에 찬성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절충론을 폈고, 한나라당은 일부 소장파의원들을 제외한 다수 의원들이 "정부가 안보의식의 혼란을 부추긴다"고 반대하면서전날 오후 발생한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사건을 부각시켰다. 우리당 임종석(任鍾晳)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결국은 통일해야 할우리의 반쪽이고 한 민족인데 주적이란 표현을 더이상 쓰지 않는게 좋다"며 "6.15정상회담 이후 눈에 띄게 화해협력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고 최근 군사부문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전병헌(田炳憲) 의원은 "특정국가를 지목해 주적으로 상정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면서 "주적 개념이 있어야 안보태세가 확고해지고, 없으면 방어가 허술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문제를 트집잡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난센스이고 편협하고 교조적이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국방부쪽은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통일.외교분야는 지양해야 하는데 양쪽 입장을 슬기롭게 절충해야 한다"며 `절충론'을 폈다. 국방장관을 지낸 조성태(趙成台) 의원은 "북한은 군사적으로 주적이 틀림없고,여차하면 서로 (총을) 쏠 수 있는 상태여서 적대적 대치관계가 해소된 것도 아니다"면서 "다만 국방백서라는 대외문서에 쓰는 문제는 검토할만한 시기가 됐다"며 군내부적으로 주적 개념을 유지하되 대외문서에 적시하지는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전날 오후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를받고 퇴함한 것과 관련, "당연히 NLL을 넘어오는 것을 쏘는 것은 아주 잘한 것"이라며 "군에서도 그런 문제들 때문에 백서발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북한 경비정이 어제 NLL을 넘어섰으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코엑스에서 이를 까맣게 모르는 상태에서 경비정과 통화해 `근무중 이상무' 보고를 받았다"며 "우리 안보체제가 어떻게 돼 있길래 이러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국방부가 주적 대신 다른 표현으로 하겠다고 하고, 안보문제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며 "같은 말을 해도 못미더운 사람이 하면 더 불안하다"고 말한뒤"노 정권의 안보 개념 전반에 걸쳐 본격적으로 따져봐야겠다"고 말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도 "국방백서의 주적 개념은 빼자고 하고 열린우리당신기남(辛基南) 의장은 국가보안법은 없어도 된다 하니, 해야 할 일은 안하고 하지말아야 할 일은 해 국론분열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같은당 이방호(李方鎬) 의원은 "북한군과 분명히 대치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주적"이라며 "주적 개념을 빼면 국군의 정신적 무장을 해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계동(朴啓東) 의원은 "향후 통일을 생각했을 때는 주적 개념을 써서는안되겠지만 아직은 남쪽에 있어 가장 큰 위협적 수단은 북한일 수 있다"며 "주적 개념을 없애기는 이르다"고 말했고, 원희룡(元喜龍) 의원도 "남한에 대한 북한의 집중된 군사력이 그대로인데 주적 개념을 없애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시기상조론을 폈다. 반면 고진화(高鎭和) 의원은 "남북한 간에 최근 활발한 교류협력이 이뤄지고 있어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로운 용어로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뒤 "다만 안보를 우려하는 의견들도 잘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k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정선기자 입력시간 : 2004-07-15 11:44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