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저금리기조등 영향… 1인당 순익 1억이나 줄어
외국계은행 지점들의 총자산이 지난 한해동안 10조원 가까이나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외국계은행 국내지점들의 1인당 당기순이익은 국내은행 평균을 4배 가량 웃돌아 여전히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2001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 분석'에 따르면 씨티, HSBC 등 35개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1인당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현재 1억9,900만원으로 전년도의 2억9,700만원보다는 감소했지만 국내은행들의 평균 순이익인 5,700만원보다는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은 52조2,746억원으로 전년도의 42조6,210억원보다 9조6,693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국내 금융회사들과의 스왑거래 규모가 1조4,721억원 증가한데다 예수금도 3조3,315억원이나 늘어나면서 국내 대출채권 및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은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기조 정착 등으로 인해 이자부문 이익이 감소하고 인건비 등 관리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5,542억원으로 전년도의 6,819억원에 비해 1,277억원이 줄어들었다.
특히 씨티은행 국내지점의 당기순이익이 933억원으로 전년보다 500억원 이상 줄어드는 등 미국계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HSBC와 크레디리요네은행 등 유럽계은행의 순이익은 상대적으로 당기순이익 하락폭이 적었다.
외국계은행들은 아울러 국내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려온 것과 마찬가지로 가계대출의 집중현상도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의 가계대출 규모(평잔 기준)가 2000년 1조9,3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200억원으로 20% 증가했고 HSBC도 같은 기간 3,300억원에서 7,700억원으로 132%나 늘었다. 두 은행의 가계대출 합계는 35개 전체 외은지점의 가계대출 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