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테마주, 경영진 팔고… 개미는 사고

이화공영·에이치앤티·삼목정공등 급등주<br>개미들 앞다퉈 달려들어 주가 올려놓으면<br>대주주는 엄청난 차익 챙기며 지분 팔아



‘이화공영ㆍ삼목정공ㆍ에이치앤티….’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가 대주주 등 경영진이 지분 일부를 매도한 뒤 연일 하한가를 이어가고 있는 종목들이다. 태양광 테마, 이명박 테마 등에 유혹당한 개미들이 앞다퉈 주식을 살 때 정작 회사 관계자들은 지분을 팔 타이밍을 재고 있었던 셈이다. 테마주 열풍으로 주가가 수직상승한 코스닥 종목들의 경영진이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기고 지분을 매도하면 뒷감당은 고스란히 개미들이 하는 형국이다. 실적이나 자산가치는 보지도 않고 달려든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최근 잇따른 경영진 지분매도에 코스닥시장 전체의 이미지가 흐려질 우려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화공영은 지난해 매출 484억원을 기록한 평범한 중견 건설사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 관련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연초 대비 18배나 급등했다. 주가가 최고점이었던 지난 11일 대표이사와 특별관계자는 30만주를 장내매각해 5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봤고 이후 주가는 이틀 만에 27.5%나 급락해 12일 종가가 1만6,750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이명박 테마주로 연초 대비 335%나 오른 삼목정공은 8일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자 최대주주의 처형인 이모 이사가 지분 85만6,000주를 처분해 48억원 규모의 평가익을 거뒀다. 8월까지 이명박 테마로 300% 이상 급등했던 특수건설도 당시 주식이 오르자 부사장ㆍ전무 등 경영진이 45만주를 처분해 90억원 이상을 챙긴 바 있다. 이처럼 테마주로 주가가 폭등한 종목들의 경영진이 자사주를 처분하며 주식이 급락하자 같은 분류로 묶였던 다른 종목들까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이치앤티가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태양광 테마주로 불렸던 빅텍ㆍ아바코ㆍ소디프신소재 등이 12일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이명박 테마주로 묶이는 홈센타ㆍ신천개발ㆍ동신건설ㆍ삼호개발 등은 12일 모두 3~10% 주가가 내렸다. 이 때문에 테마주를 좇으며 ‘대박’을 노린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나 경영진이 지분을 매도한 뒤 떨어지는 주가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일부 테마 종목들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이나 자산가치와 상관없이 주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상급등 종목을 추격매수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투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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