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조원 "정치파업 명분 없다" 속속이탈 … 추진동력 떨어져

한노총·금속연맹 핵심 현대차 "간부만 참여"

"장기 파업으로 불편" 시민 불만도 만만찮아


민주노총이 28일 하루 총파업에 들어간다. 경찰이 민주노총 본부에 진입한 게 직접적인 발단이 된 이번 총파업에서 민주노총은 '철도 민영화 저지'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을 외칠 예정이다. 그러나 철도파업의 장기화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데다 노동계 전체의 동조를 이끌어내지는 못해 파업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노동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28일 오후3시 서울광장에서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 10만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총파업 당일 건설연맹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노동·시민단체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부근과 탑골공원·보신각 앞에서 각각 사전집회를 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을 발판 삼아 철도 민영화 반대여론을 확대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운 뒤 참가자를 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바람과 달리 총파업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철도파업으로 불편을 겪어온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데다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진입에 대해서도 '정당한 법 집행이다' '민주노총이 경찰의 협조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강제 진입했다'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전체 노동계가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지 않는 모습도 이번 총파업의 힘을 빼고 있다. 금속연맹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앞서 총파업에 일반 노조원을 뺀 간부만 참여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집행부 간부와 사업부 대표, 대의원 등이 참석하며 일반 조합원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자동차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대 노총의 한 축인 한국노총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 한국노총 중앙을 비롯한 회원조합이 결합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조합원들의 참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파업에 본부와 수도권 조합원 등 5,000여명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노총 안팎에서는 연말을 앞둔 휴일에 날씨까지 추우므로 실제 참여자 수가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합원 수 2만여명인 제3 노총 국민노총은 되레 민주노총의 총파업 방향과 반대되는 뜻을 밝혔다. 국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철도노조는 조합원과 국민의 입장에서 파업을 접고 정부는 조속히 사회적 대화 시스템을 구축하라"며 철도노조에 파업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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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업에 대해 정부와 경찰은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총파업을 하는 28일은 휴무일이기 때문에 파업이라고 보기 어렵고 대부분 노조 간부나 비번자 중심의 집회 참여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토요일에 일하도록 정해졌거나 관행화된 개별 사업장에서 계획된 근무를 집단으로 거부하고 파업에 참여할 경우 동정파업(철도노조 파업지원 목적) 또는 정치파업(정부정책 반대 목적)에 해당하는 만큼 불법임을 명확히 했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불법파업에 참여한 노조와 조합원은 무노동 무임금, 사규에 따른 징계 책임,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각 지방고용노동 관서를 통해 파업 참여의 불법성을 알리고 자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 역시 신고된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겠지만 차로를 점거한 미신고 행진이나 불법 거리시위, 집회 주변 도로 점거, 경찰관 폭행 등 불법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주최 측이 미신고 행진을 하면 장시간 교통통제를 해야 하는 세종대로·을지로·남대문로·종로 주변 교차로에 우회 안내 입간판을 설치하는 한편 문자 전광판을 활용해 교통통제와 정체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예정이다.

한편 민주노총이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목적으로 정치파업을 되풀이하면서 소속 노조원들이 이탈하는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용부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2008년 65만8,000명이었지만 2011년 56만2,000명까지 떨어진 뒤 2012년 60만5,000명을 유지하고 있다. 5년 만에 5만명 이상의 조합원이 빠져나갔으며 1999년 민주노총이 합법화된 뒤 정점을 찍었던 2002년(68만5,000명)과 비교하면 8만명이나 빠져나갔다.

반면 상대적으로 정치파업 참여도가 덜한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은 2008년 72만5,000명에서 2012년 80만8,000명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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