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정위 "중고차 고장 판매상도 책임"

하자면제 약관, 위법 결정

앞으로 중고자동차를 구입한 후 숨겨진 고장을 발견했을 때는 판매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중고차 인수 후 고장이 나거나 불량문제가 생겨도 판매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한 중고자동차 매매계약서의 하자담보책임 면제조항(4조)이 약관법상 위반임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는 공정위의 검토의결을 수용해 향후 자동차 등록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숨겨진 고장 등을 모른 채 중고차를 샀다가 문제가 발생해도 판매상들이 매매계약서 조항을 근거로 면책을 주장해 구매자가 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숨겨진 하자에 대해 차량인도 후 판매업자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한 이유없이 민법·상법상 하자담보책임을 제한하는 불공정 약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중고차 문제로 접수된 소비자 불만 상담건수는 지난 2001년 4,021건, 2002년 4,349건, 2003년 4,618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중 60% 이상이 차량인수 후 하자발견이나 점검기록부 미교부, 허위기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순식 공정위 소비자보호국장은 “불공정 약관조항이 시정될 경우 중고자동차시장에서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고 중고차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결정으로 중고차 인수 후 하자가 발생했을 때 무조건 판매상 쪽의 보상책임을 강제화하는 것은 아니며 개별적인 사안은 당사자간 합의나 민사적 법적 분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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