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18일] 희망을 잃은 사람들

[기자의 눈/3월 18일] 희망을 잃은 사람들 성장기업부 이유미기자 yium@sed.co.kr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쌍용차 1차 협력업체 A사의 김모 대표는 평소 한갑씩 피우던 흡연량이 최근 두달 사이 3갑으로 늘었다. 그는 “하루하루 기도하는 심정으로 산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연매출 150억원이 넘는 우량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주거래업체였던 쌍용차의 법정관리신청 이후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다달이 13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4억원으로 줄었다. 공장가동률은 30%에 불과하다. 여기에 쌍용차로부터 납품 대금을 결제 받지 못하면서 다달이 어음을 막기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형편이다. 사정은 다른 쌍용차 협력업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다달이 돌아오는 어음만기만은 아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무기력함’이 그들을 더욱 허탈하게 한다. 한달여 전 쌍용차 협력업체 중 대신산업이 첫 부도를 맞은 후 쌍용차 협력사 회원들이 쌍용차 법정관리인을 만나 ‘협력사 구제방안’을 논의했을 때만 해도 이들은 어려움 속에서 회생을 다짐했다. 하지만 당시 쌍용차 법정관리인 측이 협력업체들을 위한 기금조성 등의 지원방안을 약속했음에도 불구,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부의 도움 없이는 처음부터 성사될 수 없었던 약속이었다. 그사이 쌍용차 협력업체 세 곳이 추가로 부도를 맞이했다. 앞으로도 협력업체들의 도미노식 부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쌍용차 채권단 측에서 “쌍용차 청산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쌍용차 협력업체들은 하나 둘씩 ‘회생의 꿈’을 접고 있는 실정이다. 쌍용차 협력업체인 B사의 대표는 “올해 초부터 임원들 월급반납, 직원들 무급 휴가 등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폐업경영’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17일 CJ그룹의 상생협력방안 발표는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현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CJ그룹은 대기업 중 14번째로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감안해 협력업체들과 상생협력을 다짐하며 총 58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채권단,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하나둘씩 조용히 사그라져가는 쌍용차 협력업체들. 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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