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다국적제약사의 낮은 유통마진 정책에 의해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이러다가 의약품을 배송하기 어려운 상태가 온다면 이에 따른 국민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다국적제약사의 횡포로 인해 업계가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며 향후 다국적제약사의 의약품 유통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황치엽(사진)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은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다국적제약사 의약품 유통비용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의약품정책연구소에서 제시한 적정한 도매 유통비용(도매마진율)은 8.8%인데 다국적사들은 6~7%의 낮은 유통마진을 고수하고 있다"며 "팔수록 손해를 보는 유통구조가 장기화되면 누가 제품을 취급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도매마진율은 의약품 유통시 도매업체에 제공하는 수수료 비율을 말하는 것이다. 가령 보험약가가 100원짜리 약을 유통시킬 경우 도매업체에 제공해야 할 적정 비용은 8.8원이라는 것이다.
황 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유통업체들의 마진을 10%까지 인정하고 카드결제까지 수용하는 데 비해 다국적제약사들은 현금거래만을 고집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의약품 유통업체들은 지금과 같은 낮은 유통마진이 계속될 경우 다국적제약사들의 의약품 공급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토론패널로 나선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수석부회장은 "유통업체들의 인건비와 물류비용 등 일반관리비가 5% 수준인데 다국적제약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6~7%의 유통마진으로는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원활한 의약품 공급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다국적제약사는 정부가 인정한 카드마일리지와 카드수수료 등 3.8%의 금융비용 등을 인정하고 카드결제를 수용하는 등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한약사회는 이 같은 유통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사회와 제약협회·다국적의약산업협회·의약품유통협회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