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슈타들러(사진) 아우디 회장이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국 고객의 눈높이와 독일차의 성능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또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투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의 전야제 행사인 폭스바겐그룹 나이트 현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아우디·포르쉐 등 12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폭스바겐그룹은 세계 유수의 모터쇼 행사 때마다 개막 하루 전날 전야제 행사를 치른다.
그는 "친환경(Eco-friendly)이 미래 자동차 업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중에서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는 회사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결합한 것은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같지만 충전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순수 전기차와 같이 배터리를 충전한 뒤 처음에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달리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엔진을 켜고 기존 하이브리드차처럼 달린다. 아우디는 지난해 준중형 PHEV인 'A3 스포트백 e-트론'을 출시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슈타들러 회장은 세계 5위 업체로 성장하며 글로벌 일류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잠재적 경쟁자인 현대·기아차에 깊은 존경의 뜻을 보낸다"면서도 "성능과 기술면에서 보다 힘찬 도약이 이뤄져야 글로벌 시장의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