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통공룡 7곳 '면세점 2곳' 빅매치

"황금알 낳는 거위 잡자" 신세계·현대百 등 혈전

연말 계약 기간 끝나는 워커힐·소공·잠실점도

치열한 유치경쟁 벌일듯


정부가 대기업에 할당한 면세 사업권 자리는 단 2곳뿐이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유통공룡은 7곳.

이 가운데 가장 고민이 큰 후보자는 35년간 면세사업을 이어온 롯데면세점이다. 신규 플레이어들이 '독과점' 굴레를 씌우며 명분 싸움을 걸어온데다 올해 말 특허계약 기간이 끝나는 소공점과 잠실점을 지키는 힘겨운 싸움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추가 시내 면세점을 따내도 독과점 논란 때문에 소공점과 잠실점을 고수하는 게 어렵고 이번 면세점 전쟁에서 패배한 플레이어들이 또다시 연말에 소공점, 잠실점, 워커힐 광장점을 두고 또다시 혈전이 펼쳐질 게 뻔하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최근 3~4년 사이 중국 관광객의 급증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황금알 낳는 거위'로 둔갑했다. 전체 규모는 지난 2010년 4조4,500억원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이 중 시내 면세점 매출은 2조4,5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2배 뛰었다. 특히 시내 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처럼 높은 매장 임대료도 없을 뿐더러 성장이 정체된 유통 업계에서 유일하게 돈 되는 사업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경우 지난해 1조9,763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신라면세점은 1조1,521억원, 동화면세점은 2,919억원, 워커힐면세점은 2,747억원으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내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배점돼 있는 부분은 '특허보세 구역 관리 역량(250점)'과 '경영 능력(300점)'이다. 관광 인프라 등 주변 요소는 접근성과 인프라 구축 노력 등으로 각각 150점씩 할당돼 있다. 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사회 공헌과 기업 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 협력을 보는 부분도 150점씩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면세사업은 백화점 유통과 달리 보세 구역 물류 시스템 구축과 재고 처리 등의 축적된 노하우가 핵심인데 상당수 후보자는 물류센터조차 갖추지 못했다"며 "롯데면세점도 해외에 나가서 고전하는 판에 쪼개서 나눠 먹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듀프리나 DFS처럼 세계적인 글로벌 면세점이 국내에서 나올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동대문 피트인, 김포공항 롯데몰, 신사동 가로수길, 신촌, 이태원 등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마지막까지 부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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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부지 문제와 독과점 논란을 잠재웠다. 호텔신라는 합종연횡을 통해 입지 경쟁력이 높은 용산을 얻었고 현대산업개발은 전무한 면세 사업 운영 능력을 나눌 수 있게 됐다. 뒤늦게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곳은 이랜드다. 중국 현지 대형 유통기업들의 VIP 고객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이랜드로서는 현지와 해외 레저사업과의 연계성과 기존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우면 못할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한강·여의도 두 축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를 내세워 전력투구 중이다. 여의도가 외국인 관광객 방문지로 2위에 오르는 등 최근 25%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서울 서남권 지역의 관광 진흥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제주국제공항 명품관 운영 노하우와 강남 갤러리아명품관의 VIP 마케팅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모두 투어를 비롯한 중소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상생항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후보지로 낙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는 6월에 이어 11월(워커힐 광장점), 12월(롯데 소공점·잠실점)에도 치열한 유치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눈치작전과 이전투구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서울 시내 면세점을 6월1일 신청을 마감하고 7월 사업자를 선정한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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