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환율 하락기조 다소 완화될 듯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사실상 확정… 시장 영향은<br>"이미 예상했던 일" 시장 반응 무덤덤<br>역외차액선물환등 직접 규제는 보류



정부가 19일 외환시장안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를 사실상 결정했다. 한도를 현행보다 20% 축소하는 한편 김치본드(국내 발행 달러표시채권) 발행 규제 등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 그러나 역외차액선물환(NDF) 직접규제와 NDF 매입초과 포지션 한도 규제는 일단 행정지도만 하고 직접규제는 보류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선물환거래 한도 축소책에 환율 하락기조를 다소 완화하는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치본드ㆍNDF 등에 대해 이미 외환 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이 있어온 만큼 직접적인 조치가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안정협의회가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부터 알려졌지만 원ㆍ달러 시장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열린 이날 협의회에서는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현행보다 20% 축소하는 방안이 사실상 정해졌다.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은 250%에서 200%로, 국내은행은 50%에서 40%로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거래 한도가 각각 줄어들게 된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선물환(매도) 거래 증가는 단기외채 증가는 물론 환율 결정 요인까지 왜곡시킨다"며 "자본 유ㆍ출입 완화를 통한 거시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당국이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을 내놓으면서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신설, 운영한 뒤로 처음 있는 조정이다. 최근 단기외채가 급증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1ㆍ4분기 들어 급속히 하락하면서 정부로서는 자본 유ㆍ출입을 완화시켜 거시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김치본드ㆍNDF에 대해 협의회는 외환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는 했지만 직접 메스를 대는 '강공'을 택하지 않았다. 정부가 국내 은행과 외은 지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공동검사를 진행하면서 김치본드 발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규제책을 쓸 이유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한은과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끝난 2차 특별 외환공동검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면서 단기 외채 증가,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증감 상황, 한도 위반 여부를 확인했다"며 "외환거래정보 모니터링, 자본 유ㆍ출입 변동 관리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락기조 완화… 큰 영향은 없을 듯=정부의 외환시장 대책 방침은 이날 시장 개장 전부터 알려졌지만 외환시장은 별다른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70전 내린 1,086원20전에 장을 마쳤다. 역내외 매도세가 꾸준했지만 장 후반 쇼트커버(달러 재매입) 거래가 살아나면서 오전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를 이미 수 개월 전부터 예상했던 만큼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올해 초부터 정부의 추가 외환대책 방침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만반의 대비를 했고 각종 행정지도와 구두개입ㆍ실개입 등을 통해 기초 시장질서를 잡은 마당에 정부로서도 요란한 대책을 내놓을 필요성이 많이 희석됐다. 무엇보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080~1,090원선에서 안정세를 찾고 있는 만큼 강경한 규제책을 내놓을 '타이밍'은 아니라는 것을 시장과 외환 당국이 공감했다. 때문에 환율 하락기조가 다소 완화되면서 급격한 변동성은 당분간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선물환 규제로 단기외채 증가나 환율 왜곡 현상은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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