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국·일본·유로존 통화정책 일주일 새 지각변동… '춤추는 원화'

미국 "양적완화 중단" 이어 일본·ECB는 "돈 더 풀것"

원·달러 46원↑원·엔 20원↓

이주열 "손 놓고 있지 않다" '환율 고차 방정식' 풀기 진땀

기업도 내년 사업계획 비상


/=연합뉴스

불과 일주일 새 미국·일본·유로존 등 세계 주요 경제권의 통화정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서울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만에 약 50원이나 치솟았으며 원·엔 환율도 20원 넘게 내려앉았다. 그동안 우리 환율이 주로 미국에 의해 좌우됐지만 이제는 일본과 유로존, 나아가 성장률 하락을 막으려 돈을 푸는 중국까지 신경 써야 하는 셈이다.

◇통화정책 지각변동 시작…원화 널뛰기=6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필요하다면 비전통적 조치들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추가 부양책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차대조표를 지난 2012년 3월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혀 최대 1조유로의 추가 부양책도 예고했다. 순간 유로 가치는 뚝 떨어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했으며 불과 이틀 후 일본이 깜짝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중국도 돈을 풀고 있다. 7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3·4분기 정책 보고서를 통해 "9~10월 두 차례에 걸쳐 '중기 유동성 지원 창구'를 가동해 총 7,695억위안(약 1,261억달러)를 시중은행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중국·유럽·일본이라는 거대한 맨틀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 셈이다.


그 사이에 낀 원화는 휘둘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7거래일 동안 46원40전이나 급등했다. 7거래일 동안 3일이나 두자릿수 변동폭을 보였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90전 급등한 1,093원70전에 장을 마쳤다. 앞서 6일에도 장중 10원 넘게 급등락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원·엔 환율은 이날 948원24전에 장을 마쳐 7거래일 동안 20원41전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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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이제는 4차 방정식 풀어야=그동안 우리 외환당국은 유럽과 일본 등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으므로 미국만 주시하면 됐다. 하지만 나머지 3대 경제권이 추가로 돈을 풀기 시작하면서 방정식은 1차에서 4차로 높아졌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각자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을 펴면서 국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원화 환율도 급등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원화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기업들의 달러 네고물량도 여전해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당국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가파른 엔저현상에 대해 "제약도 있고 한계도 있다"며 대응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만 그는 "그렇지만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6일 국회에서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원화가 엔화와 동조를 보였으나 막대한 경상흑자로 기업들이 달러를 쌓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엔화와 함께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내년 사업계획 짜는 기업 비상=환 변동성 확대에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 실장은 "통상 이때쯤이면 기업들이 내년 평균 환율 및 세계 경제 성장률 등을 가정해 사업계획을 짜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도 "환율이 기조적으로 오르는 것인지, 단기간 내에 떨어질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 잇따라 열리는 굵직한 이벤트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 총재는 9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참석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바로 옆에 앉게 된다. 오는 14일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려 당국의 환율에 대한 스탠스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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