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경제위기감 고조

국방부 대규모 인력감축…성장률 잇단 하향조정미국인들 사이에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직원을 대폭 삭감, 예산절감 의지를 보였으며 감세정책을 놓고 대립하던 공화당과 민주당이 추가 감세에 동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 월가의 투자기관과 경제학자들은 올해와 내년도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말까지 세번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추가 감세와 금리 대폭 인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세수가 감소할 경우 정부예산을 줄여서라도 경기회복을 위한 추가 감세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첫 조치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10일 국방부 내의 관료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민간인 요원 66만명 중 상당수를 줄이며 본부의 군인 중에서 15%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CNN 경제뉴스 프로그램에 참여, "기업들도 다운사이징하고 있는데 군도 이를 배워야 한다"며 "3,000억여달러의 국방부 예산 중 상당부분을 절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공화당의 감세정책에 반대하던 민주당도 경제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추가 감세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민주당은 저소득층에 대한 감세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공화당도 자본소득세 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보도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FRB는 오는 10월2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캔자스 시티 연방은행의 토머스 회니히 총재는 "경제가 중대한 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으며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앤서니 산토메로 총재는 "정기 FOMC 이전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합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FRB가 이번주에 0.25%포인트, 10월 FOMC와 그 이후에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려 연말까지 세차례에 걸쳐 0.75%포인트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 경제전망 하향 조정 뉴욕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실업률이 악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일제히 경제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전미 경제학협회(NABE)는 경제여건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GDP 성장률을 2.0%에서 1.6%로, 내년도 성장률을 3.1%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NABE는 또 올해 기업 수익증가율(세후)을 -3.5%에서 -12%로 수정했다. NABE는 그러나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지는 않을 것이며 연말에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짐 글래스만은 올 3ㆍ4분기에 제로 성장을 할 것이며 연말까지 1%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 피터 후퍼는 3ㆍ4분기 성장률을 종전 1%에서 0.5%로 낮추고 이는 사실상 침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불황 예측기관인 경제사이클연구회(ECRI)의 랙시만 아추선 소장과 도이체방크의 알렉스의 칼리 리히와 같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경제가 이미 마이너스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0.2%인 2ㆍ4분기 GDP 성장률이 통계적 착시현상일 수 있으며 이달 말에 추가 자료를 집계, 최종치를 낼 때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90년 3ㆍ4분기의 경우 처음에는 1.6% 성장이라고 발표했다가 경기침체가 끝난 후 -0.7%로 수정한 적이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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