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네티즌이 써… "가해자에 법정최고형을" 26만명 청원 서명
| KBS 1TV '시사기획 쌈'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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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등교중이던 초등학생 여아를 50대 남자가 성폭행한 일명 '나영이(가명)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영양 어머니가 쓴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홈페이지의 글이 실제는 다른 사람의 작성한 밝혀졌다.
김철균 대통령실 뉴미디어 홍보비서관은 30일 "글을 올린 박모씨는 나영(8·가명)양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며 "이번 사건을 안타깝게 여긴 한 네티즌이 청와대에 호소글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나영이 사건'은 KBS의 한 프로그램이 최근 전자발찌 도입 1주년을 맞아 재조명하면서 네티즌들에게 알려진 사건이다. 이 사건의 가해자 조모(57)씨는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의 한 교회 근처에서 등교 중인 나영양을 인근 교회 건물의 화장실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조씨는 나영양의 온몸을 때리고 목을 졸라 실신시킨 뒤 수 차례 성폭행했다. 심한 구타로 피범벅이 된 나영양은 탈장 증세와 심각한 장기훼손으로 여덟 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대장과 항문, 생식기의 80% 이상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1, 2심 재판부에서 징역 12년, 신상공개 5년, 전자장치 7년간 착용을 선고받은 조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대법원은 24일 "피해자의 신체가 심하게 훼손되는 등 상해의 정도가 매우 중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심의 양형이 무겁다고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원심을 확정했다.
네티즌들은 그러나 어린 소녀와 그 가족을 악몽에 빠뜨린 잔혹한 성폭행범에게 징역 12년의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다면서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 "아동성폭행범들에게 법정최고형을 선고하라"고 청원을 내기도 했다. 30일 오후 2시 현재 25만9,736명이 청원 서명에 참여했다.
29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12년형은 너무 관대한 처분"이라는 내용의 '나영이 어머니 글'이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 글 작성자인 박씨는 "그날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어린 나영이를 병원에서 보았다"며 "쏟아져 내린 장은 젖은 거즈로 덮여 있었고 가녀린 아이의 목엔 선명한 보랏빛 손자국이 보였다. 얼굴은 퉁퉁 부어서 온통 멍 투성이였고, 실핏줄이 모두 터져 눈의 흰자위가 보이지 않았다. 그 참혹함을 생각하니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며 절규했다.
그는 "12년형은 너무 관대한 처분"이라며 아동성폭력범의 사진을 모든 초등학교 및 공공기관에 게시하고 6개월마다 갱신해달라고 말했다.
이 글은 곧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나영이 사건'에 안타까워하는 네티즌들의 동조글이 잇따랐다. 박씨의 글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영이 어머니 글'로 알려지며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블로그 등으로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