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직구시대] 싼 수수료에 1000개 상품 한자리서 비교 … 시장 활력소 기대

■ 온라인 '펀드슈퍼마켓' 24일 개장


美·英 등 선진국선 이미 보편화… 투자자 88% "이용할 의향 있다"

주요 펀드판매채널로 발전 예상


전문지식 부족에 불완전판매 우려… 투자결정 도울 IFA제도 도입 시급


펀드 직접구매 시대가 열렸다. 중간 유통과정 없이 저렴한 가격에 해외에서 직접구매하는 해외 직구가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처럼 펀드판매시장에도 온라인 직구 바람이 불고 있다.

24일 출범하는 온라인 펀드판매 유통채널인 '펀드슈퍼마켓'의 등장으로 이제 투자자들은 자유롭게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가입할 수 있다. 낮은 수수료는 물론 여러 운용사의 다양한 펀드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매력이 펀드투자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연일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새롭게 찾아온 온라인펀드시장이 침체된 펀드시장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줄지 시장은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국내 펀드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수탁액 정체를 지속하면서 지금까지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공급자 중심의 판매채널에서 벗어나 접근성·공정성 등 투자자 관점에서 시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끊임없이 나왔고 결국 펀드슈퍼마켓이 나왔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해외에서도 펀드슈퍼마켓 도입으로 경쟁 촉진, 보수 하락, 수익률 중심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자산운용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면서 "펀드슈퍼마켓은 금융위기 이후 떨어진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개방형 판매채널 확산을 통해 펀드산업의 활력을 제고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펀드슈퍼마켓 선진국에서는 보편화=일반투자자들은 펀드슈퍼마켓이 아직 생소하지만 기대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2014 온라인 금융투자 리서치' 결과를 보면 펀드슈퍼마켓에 대한 인지도는 35%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용 의향을 묻자 "이용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88.6%로 높게 나왔다. 응답자들은 '다양한 펀드 비교'와 '낮은 수수료율' 등을 온라인펀드의 장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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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펀드시장은 아직 일반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유통채널이지만 미국과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판매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영국은 총 23개의 펀드 플랫폼이 운영 중이고 유럽 전체에는 58개 온라인 펀드 플랫폼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 2013년 말 기준 펀드 플랫폼 전체 수탁액은 1,270조원이다. 미국의 수탁액은 22개 플랫폼에서 8,250조원이다.

양준식 펀드온라인코리아 이사는 "펀드슈퍼마켓은 여러 자산운용사의 다양한 펀드를 온라인을 통해 합리적인 투자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는 선진형 펀드 플랫폼"이라며 "전세계 주요 펀드 플랫폼산업은 펀드투자자의 합리적인 펀드 선택 추세에 맞춰 주요 펀드판매채널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 정착 위해서는 IFA제도 도입 시급=기존의 폐쇄형 판매채널과는 달리 접근성, 독립성, 비용 효율성 등을 무기로 침체된 펀드시장의 활력소가 될 온라인펀드시장이 정착하기까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독립투자자문업(IFA)제도 도입이 가장 높은 산이다. 펀드슈퍼마켓은 투자자가 스스로 펀드를 고르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접근성과 금융에 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스스로 터득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IFA제도 도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IFA제도는 펀드전문가들이 펀드슈퍼마켓에서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적합한 펀드를 골라주는 제도다.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IFA제도가 도입된 후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내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크다.

금융투자업계도 IFA제도는 펀드슈퍼마켓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에서 고객이 직접 다양한 펀드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낮은 수수료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1,000개 가까이 되는 펀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IFA제도가 조기 도입되면 투자자들의 펀드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IFA제도는 온라인펀드판매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필수 보완책"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IFA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고객지향적 권유 판매가 가능해 금융상품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기존 금융업종 대비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하지만 제도적 보완이 되면 상장 가능한 모든 상품은 물론 연금·보험 등 금융상품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홍선 연구원은 "펀드만을 자문·판매하는 펀드슈퍼마켓은 투자자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펀드뿐 아니라 연금, 기타 투자상품 등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생애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IFA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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