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동해 가스전 시험생산 성공의 의미

한국석유공사가 동해-1 가스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의 시험생산에 성공했다. 5년간의 난고 끝에 우리의 연근해에서 순수 우리 자본과 기술로 이룩한 이번 쾌거의 의미는 매우 크다.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에서 95번째로 산유국 대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70년대 포항앞바다 유전 발견 소동 이후 요원하게만 보이던 산유국의 꿈이 현실화된 감회는 깊을 수밖에 없다. 오는 9월부터 일반 가정과 발전소에 본격 공급될 경우 앞으로 15년간 연간 40만톤이 공급될 예정이며 이는 연간 가스 수입량의 2.1%가 된다. 기름 한방울 나지않는다는 나라에서 배럴당 40달러를 오르내리는 고유가시대에 이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는 실로 크다. 그러나 이 정도의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국내 유전 및 가스관 탐사 및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우리의 상황이다. 세계는 지금 경제전쟁과 함께 치열한 자원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주요 목적도 석유자원 확보라는 것이 정설이고 이를 둘러싼 미국과 독일ㆍ프랑스의 갈등의 배경에는 석유 이권이 도사리고 있다. 시베리아 석유 천연가스 송유관 건설노선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은 자국 경제의 명운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자원 대국들도 이런 판국에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말할 나위가 없다. 국내 매장가능성이 적다면 해외에 눈을 돌려야 한다. 해외에서 석유를 탐사해 개발한 대가로 일정 지분을 확보하면 이것 역시 원유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이다. 다행히 석유공사와 종합상사 등 국내 업체들이 19개국 36개 광구에서 유전과 가스전을 탐사 혹은 개발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우리 기술로 탐사에 성공, 석유개발 능력을 국제적으로 공인 받은 데 이어 리비아ㆍ미얀마 등에서도 경제성 높은 유전개발의 낭보가 들려오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경우 2010년에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개발한 원유가 전체 수요 중 10%를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원유자급률은 우리의 해외에너지 의존도에 비쳐볼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구나 90%에 달하는 중동석유 의존도의 위험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라크 무장세력의 한국 유조선 폭파위협의 파장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중동이외 지역의 유전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으면 안 된다. 외환위기로 말미암아 많은 대기업들이 해외유전 개발을 포기하거나 매각한 여파에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사정이었다고 하나 이로 인해 일본ㆍ중국 등과의 해외 석유자원개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해외 석유자원 개발뿐 아니라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흐름도 주시해야 한다. 에너지자원 확보에 뒤 처질 경우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은 위협 받게 되어 있다. 동해 가스전 시험 생산 성공이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투자를 배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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